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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08.1.13(일) 07:00, 25.195km 반달이 뜨는 이른아침, 탄천하구 다리밑은 손끝과 발끝을 > 잠시나마 꼼지락거리지 않으면 바로 냉기가 자리를 잡으려고 합니다. 몇일 동안 빈집 > 되어 불맛보지 못한 얼음냉골 구둘장같이 차갑기만 합니다. > > 허나, 그도 잠시, 무리지어 달려오는 뜀꾼들의 힘찬 발자욱소리와 거친호흡, 반환점을 > 찍고 돌아오며 흘린 땀방울의 열기를 수증기로 토해내며 내달리는 주자들의 뒷모습에 > 잠시 추위를 잊어 봅니다. > > 희망팀 주자와 마지막 후미주자들을 보내고, 반달캠프로 귀환하니 군불을 잘 땐 초가집 > 아랫목처럼 따스함이 차거워졌던 몸과 마음을 바로 덥혀줍니다. > > 반달의 살림살이도 많이 늘었건만, 도와주시는 분들도 많아 비품들은 적재함에 꼭꼭 채곡 > 채곡 잘 쌓여지고, 뒷처리까지 말끔하게 정리됩니다. 그러나, 반달을 제때에 뜨도록 새벽녘 > 부터 고생한 스텝들의 곱은 손과 얼은 발을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짠하지만, 끝내 행동도 > 표현도 잘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뒷모습을 보고 돌아서고 나서 후회를 합니다. > > 모처럼, 일요일과 겹친 휴일, 집으로 돌아와 오랜만에 달리기 복장을 차려입고 쓰고, > 햇살 넘어가는 한강둔치길을 나섭니다. 잠실대교밑 B10지점에서 그럭저럭 숨고르기, > 뼈마디 기름치기를 적당히 다스리고 반달캠프쪽을 향합니다. > > 달려봤자 천달사 속도는 늘 변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속도, 슬슬주법으로 두시간정도 달려볼 > 요량으로 오전내내 떨던 탄천삼거리 하구를 지나 청담대교를 벗어납니다. 손끝, 발끝도 > 시리지 않는건 운동량에 비례하는지, 추위를 느끼지 못하고 그럭저럭 성수대교와 동호대교 > 그늘을 벗어나 한남대교쪽에서 반포철탑을 오랜만에 봅니다. > > 어둑,어둑, 슬며시 어둠이 내리는 자락의 짖음이 더해 갈때쯤 갈증을 느낌니다. > 동반하여 허증도 같이 옵니다. 그러나 그것들을 해결할 매점이 없다는 것을 그제야 눈치챕니다. > > 꼬깃꼬깃, 한국은행권 일금일만원정의 효력이 전혀 미치질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챘을땐, > 그나마, 반달캠프가 있는 곳, 유일한 “한강의 아리수” 수분공급처를 향할 수 밖에..... > > 반달캠프 B0지점을 간신히 턴을 하고, 맹물에 밥말아 먹는 기분으로 수도꼭지를 한손으로 > 누르고 한손 모아 잡고, 차거운 얼음물을 몇모금 삼키며 문득 강건너의 동빙고의 얼음과 > 요즘 흔하디 흔한 상추쌈밥(은근초)이 생각이 납니다. > > 동빙고동(東氷庫洞)은 반포대교 북단 한강변에 있는 곳으로 조선시대에 얼음을 보관하는 > 창고가 있던 곳으로 원래는 옥수동쪽에 있다가 연산군이 옥수동을 사냥터로 정하는 바람에 > 동빙고로 옮겨다고 하며, 매년 얼음이 잘 얼도록 해달라고 빙신(氷神)인 현명(玄冥)에게 > 제사를 지내던 사한단(司寒檀)이 있었다 합니다. > > 그런대, 임금님께서 한여름까지 제사와 어전에서 쓰고 남은 얼음을 한덩어리씩 정승대감들께 > 나누어 주었다는데, 당시엔 보통 평민들은 한여름에 얼음을 먹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수 없는 > 일이라, 귀한 얼음을 가마니에 잘 싸서 안댁마님과 자제들에게 자랑도 하고 먹이기 위해 급히 > 집으로 퇴청하는 근엄한 정승대감의 모습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 > 얼음같이 차가운 “아리수”로 갈증을 해소하고 한남대교를 벗어나니, 어둠이 제법 앞길을 > 가로 막습니다. 따라서 허증도 같이 옵니다. > > 한여름, 대청마루에서 정승대감님이 바삐 들고온 귀한 얼음을 아드득, 아드득, 깨물어 먹는 > 늣둥이 도련님과 정승대감 안주인 마님께서 상추위에 하얀이밥을 놓고 된장을 잘발라 싸아준 > 상추쌈밥을 한입 문 정승대감님의 모습과 그를 바라보는 그윽한 마님의 눈길이 떠오릅니다. > > 요즘은, 여름이나, 겨울이나 흔하디 흔한 것이 상추이나 옛날에는 매우 귀한 채소로, > “천금채” 또는 “은근초”라고 하여 뽀얀 유즙도 나오고 여자에게 젖을 많이나오게 하고 > 남자에겐 정력에 좋다하여 상추를 많이 심으면 그집 마님의 음욕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 것으로 “상추를 서마지기 반이나 하는 년!”이라고하여 음욕이 많은 여자로 흉을 보아서 > 상추는 남이 보지 않는 곳에 숨겨서 심어 먹는 희귀한 정력소채였기 때문에 “은근초”라고 > 하였다 합니다. > > 그런데, 이 추운 한겨울, 한강변을 달리며 식어버린 찬밥에 싸서 먹어야 제격인 > 상추쌈밥이 떠오르는지.. 허기진 입맛을 다십니다. > >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때문에 모습을 잠시 감춘 매점 때문에 더욱 더 갈증과 > 허기를 견디지 못하고 헛것을 본 것이 아닌지, 한겨울에 서로 상반되는 “얼음”과 > “상추쌈밥”의 헛것을 생각하며 입맛을 다십니다. > > 그렇게 두시간을 조금더 넘겨 어둠속에 뭍혀가는 발끝만 내려다보며 달리다보니 > 잠실선착장, 휘황한 불빛이 앞길을 밝혀줍니다. > > 그곳은 매점보다 한차원 높은 한강의 오아시스, 시원한 생수와 허기진 뱃속을 채우고, > 거기에다 생맥주까지 한잔 할수 있으련만, 꼬깃한 일금일만원정을 내품에서 떠나보내기를 > 포기하고, 따듯한 아랫목이 더욱 그립기에 돌아가고픈 내집으로 발길을 재촉합니다. > > > 탄천삼거리 깃발맨 천달사 김대현 > > > 덧글 : "은근초"보다 영양가도 더 많고 거시기도 더 좋다는 맛난 홍탁에다 질좋은 삽겹살까지 > 먹여주신 "성마니성님" 덕분에 오늘밤 즐거운 "나이트"를 보내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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