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림이와 건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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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복진 작성일03-12-17 23:20 조회40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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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림이와 건널목
안녕하십니까
서울
고덕 달림이
박 복진 입니다
요즈음 새벽은 공기가 참 차갑습니다.
방한 복장을 갖추고서 집 앞을 나서지만 아직은 본격적인 뜀 질 전이라
가랑이 사이에 바람도 숭굴 숭굴 들어와 나갈 생각을 아니 하고
장갑은 끼었지만 손가락 마디마디도 아직은 온기보다는 냉기가 더 많아
괜스레 손가락을 옴지락 폄지락 하게 됩니다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를 나와 새벽 뜀 길로 나갈라치면
단지를 우회하는 4 차선 도로가 딱 하나 있습니다
이 도로에 신호등이 있고 이 신호를 받아 길을 건너면 바로 게 내 천 뚝 길을
달리며 , 그 다음에는 단 한 번의 길 건넘 신호도 없이 짧게는 한 시간, 길게는
3 시간 여를 맘껏 달릴 수 있는 한강 강변 길, 에스퍼란자스 길이 이어집니다
오는 일요일 새벽에는 전국의 아주 유명한 달림이 여 닐곱 분이 오셔서 이 길을
같이 뛰게 되어있는 참말로 좋은 뜀 길이지요
제가 항상 느끼는 한 가지는,
매일 새벽 나의 뜀 질이 시작되는,
그리고 새벽 뜀 질을 위해 그 뜀 길에 나가려면 반드시 통과해야하는
바로 이 횡단보도 신호등에 관한 것입니다
새벽 6 시 전 후이니 바깥은 캄캄합니다
불빛도 추위에는 얼어서 밝기가 오그라드는지는 모르지만
도로변의 가로등도 요사이는 맥을 못 추는지 여름보다 더 더욱 침침합니다
뿌연 새벽 안개 속에 히미하게 보이는 빨간 신호등 앞에 서서
뛰기 직전의 몸 풀기를 하며 횡단보도 앞에 나는 서 있습니다
그리고 드믄 드믄 무섭게 질주하는 새벽 자동차들이 옆으로 몰아 부치는
소름끼치도록 차가운 냉기를 온 몸에 저항 없이 받아냅니다
평소보다 기다림이 더 길다고 느끼는 것은 아마 차가운 날씨 탓 일겁니다
이윽고 신호등에 파란 불이 들어오면 방한모에 안면 마스크로 완전 무장해서
고개 돌림이 다소 어색한 얼굴을 좌로 우로 돌려
질주하는 차량의 유무를 확인하며 길을 건너게 됩니다
그러나 바로 짐작 하셨겠지만 ,
저는 바로 길을 건너지 못 합니다
신호는 바뀌었지만 나의 발걸음은 떨어지지가 않습니다
저 쪽 어둠 속에서 이곳을 향해 질주해 오는 차량의 전조등은
그 위세로 보아 차량 정지 신호인 빨간 신호등을 보지 못한 듯
소름이 돋도록 죽기살기로 질주해 오는데 4 차선 도로를 건널 용기가 날리 없지요
인도에서 차도인, 횡단보도로 두 걸음을 내려 왔지만 그 이상은 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달려오는 차량을 바라보며 그 운전자의 자비만를 구합니다
이처럼 나약한 나의 모습에 참을 수 없는 조용한 울분을 느끼면서
달려오는 자동차의 운전자에게 적대감을 가지지만 어쩔 수 없이 비굴해 집니다
파란 신호를 받아 이제는 당연히 보행자의 권리를 찾을 때가 되었지만
길 건넘을 유보한 채, 무시무시한 차량 전조등 불빛 속 저 너머에 숨은
운전자에게 자비를 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 오 ! 님이시여. 제발 바뀐 신호를 인지해 주소서.
정지 신호인 빨간 불은 멈춘다는 의미임을 알아주소서 !
알고 있었다면 제발 가속을 중지하시고 이제 제동 장치에 발을 올려 주소서 !
달려오는 지금의 그 속도로는 횡단보도 앞의 정지선에 바퀴를 대고
내 앞에서 멈출 수가 없음을 제발 알아주소서 ! ...... "
그러나 나의 애절한 간구는 무참하게 짓밟힙니다
도로를 두어 걸음 건너다가 멈춰선 나를 보며 새벽 아파트 우회도로상의 그 운전자는
내가 길을 건널 의사가 지금 당장에는 없음을 알아차렸는지 달려오는 그 속도 그대로
그냥 내어 달리며,
횡단보도상의 보행자 보호의무, 교통법규 준수, 신호등 준수 등 기본적 소양을
구하며 불쌍하게 서 있는 나에게 무서운 후푹풍만을 남기고 그냥 그대로 질주하며
무 정차 통과합니다 . 나는 길을 건널 수가 없습니다
그 다음 뒤를 따라오는 또 한 대의 차량도 달려오는 속도는 거의 같습니다
그 운전자는 오다가 정지선 직전에서 멈출 의향이 있는지 없는지
어둠 속의 나로서는 도저히 알아차릴 수가 없습니다
그 분의 이런 불확실성에 나의 몸을 담보로 이 길을 건널 수가 없습니다
더 기다릴 수가 없고 , 그런 무법천지 운전자에게 보이지 않는 미소를 지어 보일
필요도 없어 이제는 세 번째 차량의 돌진에 내 비록 나약하지만 내 온 몸으로
제동을 걸어봅니다 반걸음을 앞으로 나아가며 소름끼치는 전조등 불빛 속의 운전자와
비굴한 눈맞춤을 시도합니다
그리고 반걸음, 반걸음, 왼 발, 오른 발은 앞을 향하지만 내 몸 전체는 오른 쪽을 향하고
내 온 신경을 집중해서 달려오는 차량의 정지 의지 유무를 파악하려합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 매일 이 일은 계속됩니다
정말 심하게 이야기해서 이른 새벽 뜀 질을 나가는 나에게 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일은
사생결단과도 같은 아주 중차대한 결심을 요하는 일입니다
독일의 아우토반도 가 보았지만 정지선에서 그렇지는 않습니다
단 일 밀리미터의 핸들 조작 없이 몇 시간을 달리는 아프리카 대 평원 고속 도로,
호주의 끝없는 하이웨이도 가 보았지만 정지선에서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규정대로 멈춤은 기본이고, 그 앞에 서 있는 선의의 보행자에게
그 어떤 불안감을 주는 행동은 삼가 합니다
그것이 같은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임을 그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보다 산업화가 먼저 되어
어쩌면 초장에는 지금의 우리와 같은 상황이 있었겠지만
곧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아냈고, 그걸 법에 적용도 시켜보았고.
그래서 지금은 모두가 지키는 기초상식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아마 그들은 규정에 움직이고, 허락 받은 대로 조작하며
안전을 위해 공들여 세워놓은 각종 표지판 지시를 무서우리 만치 잘도 지키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보다 앞서가는 그들은 아마도 그게 곧 자신을 위하는 길임을
너무나 잘 아는 것 같아서 그게 많이 부럽습니다
우리도 하루빨리 곧 그렇게 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한 달 전,
이 횡단보도에서 할머니가 치였습니다
그 때 나는 새벽 뜀 질을 끝내고 뚝 위에서 몸을 풀고 있다가 할머니의 비명소리를
들었습니다. 뚝 바로 아래 불과 10 여 미터도 안 되는 곳,
나는 용수철처럼 그리로 뛰어갔습니다
그리고 아스팔트에 내 몸을 납작 엎드리고 할머니의 머리를 오른 손으로
받쳐들고 입고 있던 겉옷을 벗어서 차에 치어 쓰러진 할머니 등 밑에 넣고
차가운 아스팔트 냉기를 막으려 했습니다
나는 내 가슴속에서 용암처럼 분출되려고 하는, 세상을 향한 나도 모르는 분노를
누르고 또 누르며 쓰러진 할머니에게 목소리를 낮추어 가만가만 말했습니다.
차에 받친 충격으로 얼이 반쯤 나가 자꾸 헛소리를 하시는 할머니에게
약간은 과장된 침착함으로 귀에 가까이 대고 조용조용 속삭이었습니다
내가 그토록 미워했던 이곳 정지선 신호 위반 운전자들에게 아주 낮은 목소리로
절규했습니다
" 할머니, 정신 차리세요. 어디가 아프세요 ? 움직이지 마세요. 네, 움직이지 마세요.
119 구급대 에게 제가 연락 할테니 가만 계세요. 이제 괜챦아질꺼에요 .
네, 내가 보았습니다. 할머니가 길을 건널 때 파란 불이었습니다
네가 증언해 드리겠습니다 . 걱정 마세요. 그대로 가만 계세요
곧 구급대가 옵니다 . 움직이지 마세요 , 할머니. 네, 할머니 ,네. 네.. "
다른 한 손으로는 쓰러진 할머니와 그 위에 엎드려 있는 나를 에워싼 구경꾼 중
한 분에게 이렇게 말하면서, 나는 다시 눈을 할머니와 맞추어드렸습니다
극심한 공포로 벌벌 떠시는 할머니를 진정시켜드리려고 할머니의 몸 옆에
엎드린 나를 더 밀착시켰습니다
" 아저씨 ! 이 쪽 차선에 서서 차를 막는 수신호 좀 해주세요.
이 차, 삼 차 사고를 막아야 해요. 여기 길 바닥에 쓰려진 할머니는 지금 움직이면
안됩니다. 지금 그대로 119 고정 들것을 기다려야됩니다 ... "
할머니는 정신은 있으셨지만 나의 질문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헛 소리같이 말합니다
나는 울먹이며 그 할머니의 기가 막히는 절규를 들어야 했습니다
" 아이고, 나 이러면 안되는디... 집에 가야 되는디.. 내 신호등이
파랑 불이었는디.. 증말여 파랑 불이었는디.. 어쩌꺼나 잉... 나 집에
가야 되는디... 여기 이렇게 있으면 안되는디...
아, 증말이당게... 파랑불이당게.. 아저씨가 증언해 주쇼이잉....!!
저기 저 사람 어디다가 휴대폰으로 전화하네.. 내 불이 빨강 불이었다고.. "
나는 눈물로 벌개진 내 얼굴을 할머니에게 좀 더 가까이 대며 할머니에게
말했습니다. 네, 내가 보았다고. 파랑 불이었다고. 언제든지 내가 증언하겠다고..
그리고 분노로 얼룩진 나의 벌개진 얼굴을 들어 그 운전자에게
소리를 버럭 질렀습니다. 참았던 울분을 가래라도 되는 양 멀리 뱉으려고
한꺼번에 온 힘을 다해 소리를 질렀습니다
" 에끼 션 ! 싸아가지 없는 사람 !!! "
서울
고덕 달림이
박복진
안녕하십니까
서울
고덕 달림이
박 복진 입니다
요즈음 새벽은 공기가 참 차갑습니다.
방한 복장을 갖추고서 집 앞을 나서지만 아직은 본격적인 뜀 질 전이라
가랑이 사이에 바람도 숭굴 숭굴 들어와 나갈 생각을 아니 하고
장갑은 끼었지만 손가락 마디마디도 아직은 온기보다는 냉기가 더 많아
괜스레 손가락을 옴지락 폄지락 하게 됩니다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를 나와 새벽 뜀 길로 나갈라치면
단지를 우회하는 4 차선 도로가 딱 하나 있습니다
이 도로에 신호등이 있고 이 신호를 받아 길을 건너면 바로 게 내 천 뚝 길을
달리며 , 그 다음에는 단 한 번의 길 건넘 신호도 없이 짧게는 한 시간, 길게는
3 시간 여를 맘껏 달릴 수 있는 한강 강변 길, 에스퍼란자스 길이 이어집니다
오는 일요일 새벽에는 전국의 아주 유명한 달림이 여 닐곱 분이 오셔서 이 길을
같이 뛰게 되어있는 참말로 좋은 뜀 길이지요
제가 항상 느끼는 한 가지는,
매일 새벽 나의 뜀 질이 시작되는,
그리고 새벽 뜀 질을 위해 그 뜀 길에 나가려면 반드시 통과해야하는
바로 이 횡단보도 신호등에 관한 것입니다
새벽 6 시 전 후이니 바깥은 캄캄합니다
불빛도 추위에는 얼어서 밝기가 오그라드는지는 모르지만
도로변의 가로등도 요사이는 맥을 못 추는지 여름보다 더 더욱 침침합니다
뿌연 새벽 안개 속에 히미하게 보이는 빨간 신호등 앞에 서서
뛰기 직전의 몸 풀기를 하며 횡단보도 앞에 나는 서 있습니다
그리고 드믄 드믄 무섭게 질주하는 새벽 자동차들이 옆으로 몰아 부치는
소름끼치도록 차가운 냉기를 온 몸에 저항 없이 받아냅니다
평소보다 기다림이 더 길다고 느끼는 것은 아마 차가운 날씨 탓 일겁니다
이윽고 신호등에 파란 불이 들어오면 방한모에 안면 마스크로 완전 무장해서
고개 돌림이 다소 어색한 얼굴을 좌로 우로 돌려
질주하는 차량의 유무를 확인하며 길을 건너게 됩니다
그러나 바로 짐작 하셨겠지만 ,
저는 바로 길을 건너지 못 합니다
신호는 바뀌었지만 나의 발걸음은 떨어지지가 않습니다
저 쪽 어둠 속에서 이곳을 향해 질주해 오는 차량의 전조등은
그 위세로 보아 차량 정지 신호인 빨간 신호등을 보지 못한 듯
소름이 돋도록 죽기살기로 질주해 오는데 4 차선 도로를 건널 용기가 날리 없지요
인도에서 차도인, 횡단보도로 두 걸음을 내려 왔지만 그 이상은 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달려오는 차량을 바라보며 그 운전자의 자비만를 구합니다
이처럼 나약한 나의 모습에 참을 수 없는 조용한 울분을 느끼면서
달려오는 자동차의 운전자에게 적대감을 가지지만 어쩔 수 없이 비굴해 집니다
파란 신호를 받아 이제는 당연히 보행자의 권리를 찾을 때가 되었지만
길 건넘을 유보한 채, 무시무시한 차량 전조등 불빛 속 저 너머에 숨은
운전자에게 자비를 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 오 ! 님이시여. 제발 바뀐 신호를 인지해 주소서.
정지 신호인 빨간 불은 멈춘다는 의미임을 알아주소서 !
알고 있었다면 제발 가속을 중지하시고 이제 제동 장치에 발을 올려 주소서 !
달려오는 지금의 그 속도로는 횡단보도 앞의 정지선에 바퀴를 대고
내 앞에서 멈출 수가 없음을 제발 알아주소서 ! ...... "
그러나 나의 애절한 간구는 무참하게 짓밟힙니다
도로를 두어 걸음 건너다가 멈춰선 나를 보며 새벽 아파트 우회도로상의 그 운전자는
내가 길을 건널 의사가 지금 당장에는 없음을 알아차렸는지 달려오는 그 속도 그대로
그냥 내어 달리며,
횡단보도상의 보행자 보호의무, 교통법규 준수, 신호등 준수 등 기본적 소양을
구하며 불쌍하게 서 있는 나에게 무서운 후푹풍만을 남기고 그냥 그대로 질주하며
무 정차 통과합니다 . 나는 길을 건널 수가 없습니다
그 다음 뒤를 따라오는 또 한 대의 차량도 달려오는 속도는 거의 같습니다
그 운전자는 오다가 정지선 직전에서 멈출 의향이 있는지 없는지
어둠 속의 나로서는 도저히 알아차릴 수가 없습니다
그 분의 이런 불확실성에 나의 몸을 담보로 이 길을 건널 수가 없습니다
더 기다릴 수가 없고 , 그런 무법천지 운전자에게 보이지 않는 미소를 지어 보일
필요도 없어 이제는 세 번째 차량의 돌진에 내 비록 나약하지만 내 온 몸으로
제동을 걸어봅니다 반걸음을 앞으로 나아가며 소름끼치는 전조등 불빛 속의 운전자와
비굴한 눈맞춤을 시도합니다
그리고 반걸음, 반걸음, 왼 발, 오른 발은 앞을 향하지만 내 몸 전체는 오른 쪽을 향하고
내 온 신경을 집중해서 달려오는 차량의 정지 의지 유무를 파악하려합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 매일 이 일은 계속됩니다
정말 심하게 이야기해서 이른 새벽 뜀 질을 나가는 나에게 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일은
사생결단과도 같은 아주 중차대한 결심을 요하는 일입니다
독일의 아우토반도 가 보았지만 정지선에서 그렇지는 않습니다
단 일 밀리미터의 핸들 조작 없이 몇 시간을 달리는 아프리카 대 평원 고속 도로,
호주의 끝없는 하이웨이도 가 보았지만 정지선에서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규정대로 멈춤은 기본이고, 그 앞에 서 있는 선의의 보행자에게
그 어떤 불안감을 주는 행동은 삼가 합니다
그것이 같은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임을 그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보다 산업화가 먼저 되어
어쩌면 초장에는 지금의 우리와 같은 상황이 있었겠지만
곧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아냈고, 그걸 법에 적용도 시켜보았고.
그래서 지금은 모두가 지키는 기초상식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아마 그들은 규정에 움직이고, 허락 받은 대로 조작하며
안전을 위해 공들여 세워놓은 각종 표지판 지시를 무서우리 만치 잘도 지키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보다 앞서가는 그들은 아마도 그게 곧 자신을 위하는 길임을
너무나 잘 아는 것 같아서 그게 많이 부럽습니다
우리도 하루빨리 곧 그렇게 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한 달 전,
이 횡단보도에서 할머니가 치였습니다
그 때 나는 새벽 뜀 질을 끝내고 뚝 위에서 몸을 풀고 있다가 할머니의 비명소리를
들었습니다. 뚝 바로 아래 불과 10 여 미터도 안 되는 곳,
나는 용수철처럼 그리로 뛰어갔습니다
그리고 아스팔트에 내 몸을 납작 엎드리고 할머니의 머리를 오른 손으로
받쳐들고 입고 있던 겉옷을 벗어서 차에 치어 쓰러진 할머니 등 밑에 넣고
차가운 아스팔트 냉기를 막으려 했습니다
나는 내 가슴속에서 용암처럼 분출되려고 하는, 세상을 향한 나도 모르는 분노를
누르고 또 누르며 쓰러진 할머니에게 목소리를 낮추어 가만가만 말했습니다.
차에 받친 충격으로 얼이 반쯤 나가 자꾸 헛소리를 하시는 할머니에게
약간은 과장된 침착함으로 귀에 가까이 대고 조용조용 속삭이었습니다
내가 그토록 미워했던 이곳 정지선 신호 위반 운전자들에게 아주 낮은 목소리로
절규했습니다
" 할머니, 정신 차리세요. 어디가 아프세요 ? 움직이지 마세요. 네, 움직이지 마세요.
119 구급대 에게 제가 연락 할테니 가만 계세요. 이제 괜챦아질꺼에요 .
네, 내가 보았습니다. 할머니가 길을 건널 때 파란 불이었습니다
네가 증언해 드리겠습니다 . 걱정 마세요. 그대로 가만 계세요
곧 구급대가 옵니다 . 움직이지 마세요 , 할머니. 네, 할머니 ,네. 네.. "
다른 한 손으로는 쓰러진 할머니와 그 위에 엎드려 있는 나를 에워싼 구경꾼 중
한 분에게 이렇게 말하면서, 나는 다시 눈을 할머니와 맞추어드렸습니다
극심한 공포로 벌벌 떠시는 할머니를 진정시켜드리려고 할머니의 몸 옆에
엎드린 나를 더 밀착시켰습니다
" 아저씨 ! 이 쪽 차선에 서서 차를 막는 수신호 좀 해주세요.
이 차, 삼 차 사고를 막아야 해요. 여기 길 바닥에 쓰려진 할머니는 지금 움직이면
안됩니다. 지금 그대로 119 고정 들것을 기다려야됩니다 ... "
할머니는 정신은 있으셨지만 나의 질문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헛 소리같이 말합니다
나는 울먹이며 그 할머니의 기가 막히는 절규를 들어야 했습니다
" 아이고, 나 이러면 안되는디... 집에 가야 되는디.. 내 신호등이
파랑 불이었는디.. 증말여 파랑 불이었는디.. 어쩌꺼나 잉... 나 집에
가야 되는디... 여기 이렇게 있으면 안되는디...
아, 증말이당게... 파랑불이당게.. 아저씨가 증언해 주쇼이잉....!!
저기 저 사람 어디다가 휴대폰으로 전화하네.. 내 불이 빨강 불이었다고.. "
나는 눈물로 벌개진 내 얼굴을 할머니에게 좀 더 가까이 대며 할머니에게
말했습니다. 네, 내가 보았다고. 파랑 불이었다고. 언제든지 내가 증언하겠다고..
그리고 분노로 얼룩진 나의 벌개진 얼굴을 들어 그 운전자에게
소리를 버럭 질렀습니다. 참았던 울분을 가래라도 되는 양 멀리 뱉으려고
한꺼번에 온 힘을 다해 소리를 질렀습니다
" 에끼 션 ! 싸아가지 없는 사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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