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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분단 이후 처음 달린 금강산 답사 달리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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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선주성 작성일01-02-06 11:13 조회7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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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달려본 금강산
안녕하세요, 런맨 선주성입니다. 저는 이번 2월 1일부터 2월4일까지 금강산마라톤대회 준비를 위해 금강산에 가서 분단이후 남한사람으로는 처음으로 북한 땅 26킬로미터를 달려보았습니다. 이번 달리기에 대한 소감문을 싣습니다. 금강산마라톤대회에 많은 참여 바랍니다.


2001년 2월 2일. 이 날은 저의 개인적으로나 우리나라 분단역사에서나 의미가 있는 날로 기록될 것입니다. 6.25 이후 남한 사람이 처음으로 북쪽의 땅을 26킬로미터나 달린 날이기 때문입니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매니아의 한 사람으로서 또 분단된 조국의 남쪽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는 것은 큰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여행은 제가 새롭게 만든 마라톤 용품/대회기획/진행 전문회사 ㈜런너스클럽닷컴과 ㈜여행춘추가 공동으로 기획한 2월 24 금강산마라톤대회를 위한 최종 답사였습니다.
마라톤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는 기획자가 직접 코스를 달려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달리면서 느껴지는 상황을 경험해야 참가자들에게 더 세심한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금강산 마라톤을 준비하는 과정에 북측에 뛰면서 사전 답사를 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았습니다. 사실 허가가 될 것이라고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아직 아무도 허가된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의외로 북측에서 ‘간단하게’ 허가를 내 주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정말인지 재차 물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리 금강산 관광길이 열렸다고 하나 길 양쪽에 철조망을 쳐 놓고 반드시 차량으로만 이동하게 만든 구간을 남측 사람으로 뛴다니! 이게 정말 생시의 일인가!
금강산 관광구역에는 현대상선 직원들과 현대아산 직원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그 중 현대상선의 현지 책임자인 정봉두 이사는 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이내에 뛰는 마라톤 매니아 입니다. 정이사는 북측에 제발 통제구역을 벗어나 뛸 수 있게 해달라고 2년 3개월 동안 ‘졸랐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 길을 열어준다고 북측에서 회신이 오니 그 분 또한 크게 설레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6년이상 마라톤을 하면서 이렇게 설레고 의미있는 달리기를 한 적이 또 있었는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마라톤 풀코스에 처음 도전한 1995년 춘천마라톤 때도 출발선에 섰을때도 가슴이 이렇게 뛰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2월2일 9시 20분. 지금 역사적인 현장에 있는 사람은 북측 안내원 3명과 남측 현대상선 직원 2명, 현대아산 직원 1명, 런너스클럽닷컴 직원 1명, 그리고 뛰는 사람 저와 현대상선 정봉두 이사. 언젠가 통일의 역사 아주 구석에는 기록될 이름일 것입니다.
2월2일 아침. 봉래호에서 내려 세관검사를 받고 나오니 현대에서 정봉두 이사를 비롯 현대직원 몇 분이 나와 계셨습니다. 뛸 준비를 하자는 말에 아 정말 뛸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가슴이 쿵쿵 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상선 사무실로 들어가 운동복으로 갈아 입고 북측 안내원 3명과 만났습니다. 누가 뛸 것인지 확인했습니다. 저는 다시 한번 주로 중 급수대나 표지판을 설치할 곳의 사진 촬영과 비디오 촬영에 대해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뛰는 곳은 사진이나 비디오 촬영은 물론이고 원래 차량도 설 수 없는 곳입니다. 그리고 정확한 거리를 재기 위해 거리계를 부착한 자전거를 현대아산 직원이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북측 안내원의 안내에 따라 금강산 마라톤대회 출발점인 고성항 호텔 해금강 출입구 앞에 섰습니다. 9시 20분. 정봉두 이사의 출발하자는 말과 함께 저와 정이사는 분단이후 남한 사람으로는 처음으로 북쪽 땅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금강산마라톤대회 출발점인 고성항은 북측 출입국 사무소와 세관, 호텔 해금강이 있는 큰 콘크리트로 바닥의 광장입니다. 출입국 사무소를 통과하면 바로 출발점입니다. 출발 후 바로 비포장 길이 약 100여미터 이어집니다. 앞으로는 금강산이 눈을 맞은 호랑이 마냥 웅장하게 버티고 있고, 오른 쪽으로는 동해의 맑은 바다가 철렁이고 있습니다. 비포장길 끝에 북측 경비병들이 서있습니다. 여기를 통과하면 잘 포장된 아스팔트 길을 달리게 됩니다. 온정각까지 쭉 뻗은 길로 현대가 건설한 길입니다. 그리고 길 양쪽으로는 북측이 설치한 철조망이 계속 이어져 있습니다. 가끔 주민들의 통행을 위해 끊어져 있는 곳이 있는 데, 이곳에는 반드시 북측 경비병이 서있습니다. 군인들의 경비초소도 아무런 검색없이 통과했습니다.
우리가 뛴다는 보고에 따라 우리가 뛰는 삼일포 관광길에는 군인들이 더 많이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경비가 필요치 않은 곳에도 군인이 서 있는 것으로 보아 북측도 상당히 신경이 쓰이는 것 같은 눈치였습니다.
금강산 마라톤대회는 주로 이탈에 대한 염려가 없습니다. 그냥 철조망으로 쳐진 길을 따라 쭉 가다보면 온정각이 나오게 되고, 코스를 벗어나려고 하면 북측 경비병이 바로 제지를 하기 때문에 길을 잃을 염려는 없습니다.
출발 후 500여미터 지나면 왼쪽으로 현대 오일뱅크 주유소(연유소)가 있고 오른 쪽으로는 현대 직원들이 머무는 곳인 콘테이너 박스촌이 있습니다. 현대 직원 숙소 앞쪽으로 길이 나 있는데 이곳으로 가면 고성읍이 나온다고 하더군요.
우리는 주유소 앞을 지나 조금 가파른 언덕을 뛰어 올랐습니다. 약 200미터 이어지는 언덕인데 차를 타고 갈 때는 가파르다고 생각 안되었는데 뛰면서의 느낌은 약간 힘이 들 정도였습니다. 춘천마라톤대회 출발후 바로 나오는 언덕 정도의 가파르기 정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2.5킬로미터 지점에 세울 거리 표지판 위치를 확인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길에서 사진을 찍는 것도 처음이라고 해서 상당히 떨리더군요. 처음 4킬로미터 구간에 오르막 내리막이 6군데 있습니다. 아주 가파르지는 않으나 그래도 처음에 오버페이스로 달리면 상당히 힘이 들 정도입니다.
마지막 6번째 언덕을 넘으면 북측 마을이 펼쳐집니다. 왼 쪽으로 양진리, 오른 쪽으로 온정리 마을이 있습니다. 양진리 마을 집들은 깨끗하게 잘 지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오가는 북측 주민들도 많이 보입니다. 그 분들은 우리가 뛰는 것이 신기한 듯 한참이나 쳐다보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하긴 아직 남쪽에서도 시골길을 달려가면 구경거리가 되긴 마찬가지지만요. 철길을 지나면 오른 쪽으로 금강산 샘물이라고 지붕에 씌여 진 건물이 보입니다. 그 앞쪽이 삼일포 길과 온정각으로 계속가는 길이 나뉘어지는 곳입니다. 이곳은 4.8킬로미터 지점입니다. 이곳에대 급수대와 간이화장실을 설치하기로 하고 북측 경비병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북측 경비병은 주민들이 사진에 나오지 않도록 비켜날 것으로 지시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삼일포 가는 길로 좌회전을 하였습니다. 10킬로미터를 뛰시는 분들은 좌회전하지 말고 직진해야겠지요. 이곳까지는 왕복 2차선의 잘 닦여진 아스팔트 길입니다. 그러나 좌회전하여 삼일포 쪽으로 접어들면 승용차 두대가 간신히 교착할 수 있는 길입니다. 그러나 이번 답사 달리기의 상황에서는 이것도 불가능했습니다. 눈이 많이 와서 길 양 옆으로 치운눈이 쌓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북쪽에서는 환경보호 차원에서 염화칼슘 등 화학 제설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길바닥을 완전히 녹일 수는 없는 상태였습니다. 상당히 미끄럽더군요. 같이 뛰는 정이사께서는 역시 뛰는 분답게 이 부분에 대해 조치할 것을 직원에게 지시했습니다. 모래를 뿌리던 사람을 동원하든 어떻게 해 보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리고 마라톤대회가 열리는 2월 24일 주변의 기온이 영상 5도 이상이 되기 때문에 많이 녹을 것이라고 하면서 걱정말라고 하였습니다. 삼일포 가는 길은 아주 평탄합니다. 주로 좌우에 물론 철조망이 처져 있어 마치 철조망 터널을 지나가는 느낌입니다. 길 양쪽으로는 인민학교나 집회당 같은 건물이 가까이 있고 마을도 가까이 위치해 있어 큰 목소리로 소리치면 들릴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마라톤대회 날에는 북측 주민에게 말을 걸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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