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례대회 후기] 목표기록 설정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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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형성 작성일00-09-25 16:53 조회1,68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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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춘천마라톤을 준비하는 기간... 한달을 남겨두고 월례대회에 출전하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아니, 출전이야 할 수 있다 쳐도 LSD하는 기분으로 뛰었어야하는데 그렇지를 못했다. 욕심내지 않고 달려도 3시간 20분 이내에 들어오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으리라는... 다소의 자만심을 떨쳐내지 못한 것이다.
불과 3일전, 스피드훈련을 마친 후부터 다리에는 계속 통증이 남아 있었고 이틀간의 전략적 휴식을 취했음에도 토요일 오전의 가벼운 조깅에서 다리의 통증을 느꼈다. 그리고 그것은 대회 출발 1시간전 몸을 푸는 과정에서도 찾아왔다. 쉽지 않은 레이스가 되리라는 예상은 했지만 늘 그렇듯이... 출발과 함께 사라지는 아니, 느끼지 못하는 통증... 그게 문제였다.
전반부는 좋았다. 예정했던 대로 매 5km를 23분대에 끊으며 기분좋게 나아갔다. 반환점이 가까워올 무렵...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8등!" 순위와는 전적으로 무관하고 관심도 없지만 100명을 훨씬 넘는 참가자 가운데 8등이라니... 물론 내 뒤에서 천천히 LSD를 하고 있는 진짜 고수들이 더 많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니지만 아무튼 기분은 좋았다.
32km를 넘어서면서... 어디랄까 콕 찝어 말할 수 없이 다리 전체에 통증이 찾아왔고 더군다나 35km 이후에는 안아프던 무릎에까지 통증이 찾아와 나를 긴장시켰다. 그것으로 어제 대회의 의미는 '출전'에서 LSD로 바뀌었다. 나머지 10km를 정확하게 1시간으로 끊으면서, 많은 추월을 허용했다. 나를 앞서가는 사람들의 스피드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대부분 25분/5km의 페이스일텐데도... 그때 내게는 무지하게 빨라 보였다.
그전까지 풀코스를 7번 완주했는데 막판에 추월을 허용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수많은 사람들을 따라잡았고 항상 후반부의 기록이 더 좋았었다. 그렇게 볼 때 어제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것 말고도 목표기록을 잘못 잡은 것, 다시 말해 초반 오버페이스한 것이 분명했다.
기록만으로 보면 어제의 레이스는 분명 실패였다. 골인하고도 완주했다는 기쁨보다는 예상보다 저조한 기록에 실망이 컸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모든 레이스를 늘 좋은 조건에서 뛸 수는 없는 일이고 더군다나 매번 만족할 수 있는 기록을 낸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막판 힘들었던 때 많은 사람들에게 역전을 허용하면서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여러번 들었지만 완주를 해냈다는 사실에 그래도 만족하고 있다.
어제는 두가지 교훈을 얻었다.
첫째, 아직도 지구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7월부터 매월 3회이상 30-42km LSD를 해왔지만 아직도 멀었다는 것을 느꼈다. 춘천대회까지 남아있는 세 번의 일요일 가운데 앞선 두 번의 일요일에는 반드시 45-50km의 장거리를 뛰리라 다짐한다.
둘째는 목표기록 설정의 중요성이다.
갤러웨이도 언급한 바 있듯,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사람도 꾸준히 같은 속도로 달리는 것이 같은 연료로 보다 멀리 달릴 수 있다고 볼 때... 달성가능한 목표기록을 정확히 설정하여 매 5km 소요시간을 산출, 그에 맞춰 속도변화 없는 '등속형'의 레이스를 펼치는 것이 (적어도 내게는) 가장 효과적이라고 보며 이것은 올 봄 서울마라톤에서 직접 체험하였다.
어제는 춘천마라톤을 가기 위한 과정의 일부였고 춘천마라톤 또한 내년 봄을 위해 거치는 또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조급하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가 쏟는 땀 만큼만의 결실은 거두었으면 하는 바램은 있다.
자원봉사해주신 분들, 그리고 매번 멋진 뜀판을 만들어주시는 서울마라톤클럽에 감사드리며 다음부턴 제발 참가자들 미안하지 않게 참가비 좀 올려달라는 당부를 드린다.
목동에서, 이봉주의 선전을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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