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가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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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형성 작성일00-09-20 13:03 조회1,70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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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 1.
한때 한달 5백km 이상을 달려도 끄떡 없었던 내 무쇠다리. 이게 요즘 탈이 났다. 몇 달째 느껴지는 왼쪽 허벅지 통증인데 이 통증이 하~ 수상하다. 어찌된게 걸을 때는 다리를 조금씩 절게까지 할 정도인데 뛸 때는 멀쩡한 것이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도 멀쩡하고 오로지 평지를 걸을 때만 통증이 찾아온다. 주위에서 정밀검사 해보라고 걱정해주는 분들이 많은데, 내 생각에는 더 잘달리고 싶으면 평소에도 걷지말고 늘 뛰어다니라는 몸의 신호인 것 같다. 더욱 더 열심히 운동해야겠다.
의문 2.
제프 갤러웨이의 <마라톤>을 보면 1마일(1,600m) 스피드훈련에 관한 내용이 있다. 풀코스 3시간을 목표로하는 런너는 1,600m×10세트(매 세트 6분 25초이내, 사이사이 천천히 달리기)를 하도록 되어있다. 나는 sub-3를 목표로 하기에는 아직 기량이 한참 모자라 매 세트를 6분 30초 이내에 끊도록 노력하고 있다. 근데 이 트레이닝을 하다보면 정말 숨이 턱에 차올라 턱 밖으로까지 나오려고 할 때가 있을 정도로 힘이 든다. 그런데 계산을 해보니... 6분30초/1마일의 페이스로 계속 달려야 하프마라톤 1시간 26분의 기록이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불가사의한 일을 경험했다. 지난 일요일 하남하프마라톤에서... 스피드훈련시 그렇게 힘들었던 6분30초/1마일의 스피드로 하프를 달린 것이다. 그러니 스피드훈련에 자신이 붙을 수밖에... "그 스피드로 하프도 뛰었는데 그깟 1마일 10세트, 그것도 사이사이 천천히 달리면서 그걸 못뛸까, 음하하" 그런데 오늘 새벽, 목동종합운동장의 400m 트랙에서 스피드훈련을 하다가 난 죽을 뻔 했다. 너무 힘들어서... 내가 하프를 꾸준히 뛰었던 그 스피드로 운동장 4바퀴씩 10세트를 하는게 너무 힘들어서...
도대체 이유가 뭘까?
대회출전시의 사전준비, 긴장감, 아드레날린의 분비 등등의 이유만으로는 도대체가 설명이 되지 않는다. 스피드훈련시 그렇게 힘든 스피드를 하프마라톤 뛸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아니, 하프마라톤에서 내내 유지되는 스피드가 스피드훈련시에는 그렇게 힘든 이유가 뭘까? 나잘난박사께 물어봐야하나.. 이걸 알아내면 뭔가 신나는 일이 생길 것도 같은데.
의문 3.
윤장웅님께서 올리신 한반도횡단 완주기를 감명깊게 읽었다. 완주하시고 참가하신 모든 분들 특히 긴 글을 사실적으로 생생하게 써주신 윤장웅님께 찬사를 보낸다. 그런데 여기서 결정적인 의문 한가지를 우리는 발견한다. 완주기를 읽어보니 4일에 가까운 긴 시간이 거의 시간대별로 묘사되어 있다. 몇시 몇분에 어느 길목에 어떤 식당이 있었고, 어디선 또 어떤 일이 있었고, 언제는 옆으로 어떤 차가 지나갔고, 언제는 또.....
글에 의하더라도, 헛 것이 보일 정도의 한계상황에서 글쓴이는 어떻게 그 많은 사실들을 생생하게 요목조목 기억하고 있을까. 여행할 때 처럼 메모라도 조금씩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님은 명백한데 말이다. 소형녹음기를 휴대해서 상황마다 녹음을 했을까? 그것도 아닐텐데 말이다. 그렇다고 완주기를 더욱 생생하게 올리고자 없던 일을 기억하는 것 처럼 썼을 리는 더욱 만무한데 말이다. 정말 그 많은 일들, 4일간의 세세한 상황들을 어떻게 하나하나 기억할 수 있었을까....?
역시 사람은 한계상황에서 자신의 잠재적인 능력을 더욱 발휘하는 것일까? 윤장웅님의 도전정신과 그 도전정신을 넘어서는 범상치않은 기억력이 마냥 부럽기만 하다. 아무튼 감동적이고 생생한 완주기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이상, 현재 내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는 세가지 의문.
서울마라톤 No.38 김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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