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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사랑(19) - 금강산달리기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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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성주 작성일01-02-27 13:43 조회6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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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사랑(19) - 금강산달리기를 다녀와서

이산가족뿐만 아니라 한민족이라면 생전에 가고 싶은 금강산.
부모님보다 또한 망향의 이산가족보다 먼저 방문한다는 것이 2박 3일 내내
마음속에 부담으로 남았다.
참가신청을 하기 전에는 처음 가는 곳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떨칠 수 없었으나
참가신청을 마치고 출발하는 날이 다가올수록 그러한 감정은 사라지고
차분해지며 간간이 설레는 마음이 더해간다.
토지공사에서는 참가인원이 43명이기에 다른 참가자와는 별도로 공사버스를 타고
속초항으로 향하는 동안 내내 설레는 마음을 누를 수가 없어 창밖만 바라보며
추스르려고 애를 썼다.
그래도 아직까지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속초항에 도착해서 승선절차를 밟고
승선하여 배가 속초항에서 북쪽으로 출항하면서 배가 흔들리는 순간
북쪽이, 금강산이 다가오기 시작함을 느낀다.
날씨가 흐리고 바람이 불면서 작은 파도가 일고 배는 조금씩 흔들려
몇몇 사람은 뱃멀미를 하면서 고개를 숙이거나 뒤로 젖히기도 하고
구토를 느끼는 사람은 화장실로 가는 모습이 들어온다.
금강산을 보기 위해서 겪어야 하는 작은 통과절차를 겪는 가 싶었다.
나도 속이 울렁거려 바람이라도 쇨 겸해서 갑판위로 나가보니 비가 오는가
싶었는데 어느새 눈발이 내리고 있다. 내리는 눈을 피하고 싶지 않아
온몸으로 정겹게 받으며 낭만적인 감정을 갖고 싶었다.
배 위에서 바라보는 눈은 육지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껴본다.
뭍에서는 눈이 내리면 계속 쌓여가지만 바다에서는 낙하해서
물 표면에 닿는 순간 스르르 물 속에 녹아버린다.
한시간 이상을 떨어지는 눈을 바라보았다. 바다는 계속 떨어지는
눈을 받았고 눈은 낙하에서 바다가 되었다.
작은 파도가 배에 부딪히면서 바다는 파랗게 멍이 들고
하얀 포말을 게워내면서 계속해서 부딪혔다.
바다는 검푸르고 멀리보이는 것은 일자의 수평선뿐이고 거리가
좁혀지지 않은 채 배를 따라 다닌다. 갈매기도 보이지 않고 배는
북쪽으로 항해를 계속한다. 3시간 반정도의 항해 후에
이윽고 저 멀리 장전항(고성항)의 눈으로 덮인 하얀 산들이 눈에 들어온다.
어느새 갑판 위에는 승객이 많이 나와 다가오는 산 쪽에 시선을 집중한 채
말이 없이 감격해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어릴 때 떠나왔던 고향을
찾아온 듯 꿈에도 그리던 신천지를 찾아온 듯 온몸에 전율이 휘감아 돌고
가슴이 벅차온다.
배는 서서히 장전항에 다가가고 눈은 계속 내리고 있다.
눈으로 하얗게 덮인 북쪽에 도착했건만 남쪽과 마찬가지로 다정하고
친근하게 다가온다. 아! 한민족의 산하, 한민족의 공간이었구나
입항절차를 마치고 해금강호텔 객실에 짐을 풀고 저녁식사를 마친 후
객실에 돌아와 휴식을 취하면서 창밖을 보니 눈발이 더 굵어지고 내리는
양도 더 많아지고 있다. 이렇게 밤새 내리면 내일 있을 달리기 대회가
예정대로 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마동회 회원들과
저녁 늦게까지 술을 마신 후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밖을 보니 아직도 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 어제 우려했던 일이 벌어진 것
이다. 대회 치르기가 불가능하지 않을 까 생각하며 조식을 먹고 있는데
달리기 등 행사가 한시간 연장되었다는 방송이 들려온다.
밖에 나와보니 주최측에서 달리기 준비에 여념이 없는 것이 보인다.
한쪽에서는 제설작업에 여념이 없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대회준비를 하는라
무척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달리기대회 계속 지연되자 참가자 분들은 불안해하는 모습이었고
개중에는 불평하는 소리도 여기저기에서 들려온다. 그런 와중에 해금강호텔
로비 한쪽에서는 여러 사람이 둘러서서 축하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나중에 안 것이만)가서 보니 이영희님이 친정어머님과 함께 대회참가하고자
오셨는데 마침 오늘이 친정어머님의 72회 생신이어서 주변 분들이 케익 등을
마련해서 생신축하연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추어마라토너들이 한가족이상으로 따뜻하게 자리를 마련해서 서로를
축하하고 감사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흐뭇한 기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내리는 눈은 그칠 줄 모르고 대회는 당초보다 약 2시간이 지연된 11시 20분 경에
출발을 하였다. 미끄러운 지면을 박차고 내리는 눈을 맞으며 고지를 향해
힘차게 나아간다. 나는 목이 긴 좀 무거운 등산화를 신고 우의를 입고
맨 뒤쪽에서 서서히 앞으로 나아간다. 부부가 함께 달리는 분,
아이들과 함께 달리는 분 그리고 부모님을 모시고 달리는 분 등
내리는 눈과 어우러져 가족축제인 듯 하고 한민족의 눈꽃축제인 듯 하기도 하다.
나는 이번 금강산달리기를 평소 추구해오던 다양한 달리기중의 하나인 "풍류의 달리기"
범주에 포함시키고 달리면서 풍류객이 되고자 하였고 모든 것 잊고 그저 달리는 것
만을 즐기고 싶었다.
토지공사 오재환님과 보조를 마치면서 묵묵히 달린다.
천천히 달리면서 주변에 펼쳐져 있는 산과 나무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내 눈속에, 내 가슴에 담아가기 위해
내리는 눈속에서 흐린 시야를 뚫고 나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달린다.
10km코스와 25km코스의 분기점인 4.8km 지점에서 시계를 보니 벌서 30분이
흘러갔음을 알았으나 서두르고 싶지 않아 그저 천천히 눈속을 헤치며 달려간다.
철조망 사이사이 북한 군인들이 부동자세로 서 있고 그 뒷편에는 마을이 이어지는데
눈이 많이 내려서인지 주민들의 모습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 폭설 때문에
금강산자락을 구석구석 볼 수 없음에 느껴지는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시야는 흐려오고 노출은 부분은 젖어오기 시작한다.
약 7km지점에서 이영희님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달리면서 달리기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달린다. 달리기에 대한 좋은 생각을 가지신 분이며 효성이
지극한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10km 지점정도에 이르니 벌써 반환점을 돌아오는 러너가 보인다.
선두 주자군에 브라운류님도 보이고 그 뒤에 토지공사 공창두 회장님도
보인다. 정말 대단한 파워와 스피드를 목격하면서 앞으로 달려간다
반환점에 이르러 화장실을 찾았으나 설치되어 있지 않고 물과 바나나만
먹고 달려간다. 눈은 그치지 아니하고 주로상에 쌓여
시간이 갈수록 달리기가 힘들어진다. 계속 내리는 눈이 시야를 차단해
바로 앞이 안보이고 거리감각이 둔해진다
등산화도 또한 눈에 젖어 점점 무거워져 달리기가 무척 힘이 든다.
약 21km지점에서 마지막 급수와 바나나를 먹고 지친 몸을 이끌고
마음을 달래며 걷는 듯한 속도로 달린다. 드디어 골인한다.
피니쉬라인에는 여행춘주의 정동창님외에는 보이는 사람이 없고
대형시계만이 시간을 보이고 있다. 정동찬님으로부터 완주를 축하해주는
악수를 받는다. 완주자체만으로 흥겹고 만족스러운 달리기이었다.
지친 몸을 풀어주기 위해 온천탕으로 직행한다.
주변 둘레가 하얀 눈으로 덮혀 있는 노천온천탕에서는 하얀 수증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눈발은 수증기를 사이사이로 통과하며 머리위로
어깨위로 탕속으로 낙하해 냉온의 자연스런 조화를 보여준다.
꿈속에서나 그려봄직한 분위기가 아니었나 한다.
오후 늦게 교예단의 환상적인 공연을 관람하였다.
연기자들은 친근한 이웃처럼 느껴졌고 그들 또한 관객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보여주었고 간간이 관객을 무대로 불러내
함께하는 여유도 보여준다. 관람시간내내 손바닥은 불이 났다.
바라보는 시선은 감동과 감격 그 자체였다.
다음날은 일어나 창밖을 보니 날씨가 맑게 개어 저 멀리 설경이
한폭의 그림처럼 보인다. 조식후 만물상으로 향한다.
폭설로 차가 가야할 부분을 걸어서 가야했다.
적송사이를 걸어가는 데 갑짜기 바람이 일며 나뭇가지위에
쌓여있던 눈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며 눈보라가 행인들을 뒤덮는다.
어떤 때는 참지 못하고 눈 뭉치가 그대로 떨어져 머리를 때리기도 한다.
만물상자락만 구경하고 중식을 먹고 북쪽으로 왔던 길로 다시 남쪽으로 돌아온다.
2박3일의 일정이었지만 잊을 수 없는 긴 여정으로 가슴깊이 갈무리해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

졸시를 싣습니다.

<<달리기 사랑>>

내 가슴속에서 나도 모르게
달리기 사랑이 자라고 있었네.

좁쌀 같은 것이 이제는
밤톨만한 크기로 자라나
가슴 벅차 오르네.

내의지 만큼 땀흘린 만큼
그렇게 쑥쑥 커지지는 않아도
작은 변화이지만 달리기 사랑이
자라고 있었네

사랑이 기다림으로 더 나아가
희망으로 삶으로 자리잡아 감을
나만이 의식하는 것은 아닐 진데
내 가슴 깊은 곳에서 절실하게 다가옴은
나도 모를 일이네

이사랑 소중히 간직하되
나만의 것이 아닌 누구나
공유해서 금수강산 온 누리에
희망의 꽃 사랑의 꽃 피웠으면
하는 꿈을 꾸어보네.

가을곡식 영글듯이 달리기 사랑도
익어가리라 생각하니 나 홀로 달려도
마음 푸근하기 그지없네.


사랑이 넘쳐흐르는 달리기, 신나는 달리기가 되시길 바랍니다.
한국토지공사 마동회 홍보 러너 조성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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