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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전설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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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재익 작성일00-09-26 07:29 조회1,6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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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송 재익입니다.
한동안 무겁던 주제에서 벗어나 오늘은 정말 가볍고도 편안한 글 한번 올리려고 합니다.
원래 저는 너무도 다정다감하여 길가의 흐드러진 코스모스만 봐도 시상이 떠오르는
문학소년이었는데 요즘은 제가 글 올린거만 보면 벌써 긴장하는 사람이 있다나요.
(원 세상에..저 사고나 치는 그런 사람아닌데. 쩝..)

9월도 어느듯 마지막주를 치닫고 있습니다.
정말 영원히 오지 않을것만 같던 가을이 우리곁에 다가와 한강변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코스모스는 저리도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드높은 가을 하늘도 청량하게 맑기만 한
그저께 일요일 습관적으로 눈을 떴지만 일어나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가을의 전설은 김 형성님이 만들기로 한 전설이군요...

월례대회에는 잠원 토끼굴에서 자원 봉사를 하기로 되어있어 풀코스 주자들이 여의도를
출발하여 잠원까지 오려면 빨라도 30분은 걸릴테니 8시 20분쯤 집을 나가면
충분할것이었습니다. 더 이상 자리에 누워 있기도 그렇고 해서 일어나니 7시 20분.
요즘은 왜 일요일도 신문이 나오더라고요.

무심코 TV 프로그램을 보다 보니까 아니 세상에 올림픽 여자마라톤 중계를 하고 있지
뭡니까. 많이도 무던해진 제 자신에 놀랐습니다.전 같으면 마라톤 대회는 빠짐없이
기억하였고 특히 일본에서 살때는 대회전 비디오 테이프를 준비해놓고 녹화까지 하면서
기다렸었는데.시작 3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마라톤에 대한 제 열정도 많이 식어 버린
것같더라고요.
그런데 선두그룹을 달리는 일본의 두선수(다카하시 나오코.이치하시 아리)와 리디아
시몬이나 모두 낮익은 얼굴들이었습니다.특히 오사카 여자마라톤에 직접참관하러가서
(97년,98년)직접 얼굴도 본 선수들이었으니까요.98년 3월 나고야 여자마라톤에서 일본
신기록을 수립하면서 일본 여자마라톤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다카하시 나오코,그녀는
결국 그해 12월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영예의 우승을 차지합니다.
어제도 그랬지만 그녀의 특징은 풀코스를 달리고 나서도 전혀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고
마치 산보갔다온 소녀처럼 해맑게 웃는 모습이 트레이드마크이지요.

신예 이치하시 아리는 98년 11월 동경 여자마라톤에서 노장 아사리 쥰코와의 트랙에서의 마지막 5M를 남겨두고 명승부를 펼친끝에 비록 패했지만 떠오르는 샛별로, 귀여운
모습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선수입니다.

8시 20분 집을 나서면서도 못내 아쉬웠습니다.계속 경기를 지켜보지 못하는것을.
일본에서 가져온 비디오 데크가 말을 안들어 녹화도 안되기 때문에 달리 방법도
없었습니다.우리 오미자 선수는 아예 선두권에도 들지 못했으므로 일본 선수라도 우승
하기를 기원하며 자원 봉사지점으로 향할수밖에요.이웃 김 재남님과 함께...

8시 30분이 지나자 우리의 월례대회 참가자 선두그룹이 정말 날렵한 폼으로 오고
있더군요.낮익은 얼굴들이 많았습니다.한아름의 꿈과 완주에 대한 의지,그리고 새로이
세울 기록에 대한 열의를 안고 달려오는 선수들이 너무 부러웠습니다.
풀코스는 커녕 하프 한번 뛰고 나서도(하남대회) 후유증에 시달려야 할 정도로
무디어져 버린 감각이 원망스러웠습니다.(당연한 결과이지만...)

9시가 조금 지나 마지막 런너를 보내고 늦은 아침을 먹고 오는데 선두가 벌써 영동
대교를 지났다는 연락을 받고 다시 위치로 복귀하여 조금있자니 보무도 당당하게
1위선수가 힘차게 뛰어 오고 있지 뭡니까.저 정도면 2시간 40분정도는 들어가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수많운 우리 런너들이 지나가는데 정말 부럽기 그지없었습니다.

비록 5시간을 넘겼지만 자기와의 싸움에서 결코지지 않으리라고 다짐하며 뛰어오는
모습에서는 정말로 인간승리의 참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상당히 힘들어 하는 주자들을 보내고 이제는 정말 마지막이겠지 하는 주자를 보내고
나니 오후 1시가 조금 지나 있었습니다,

집엘 들어 갔더니 그리고 TV를 켰더니 마라톤 중계는 다 끝나고 레슬링 중계를
하고 있더라고요. 무심코 채널을 돌렸더니 NHK에서 여자 마라톤을 녹화중계 하고
있지 뭡니까.다카하시 나오코의 역주 감동깊었습니다,
마지막 트랙에서는 리디아 시몬에게 잡히는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마저 삭이며 숨죽이며
경기를 지켜봐야 했으니까요.
마지막 다카하시 나오코가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엔 나도 모르게 기립박수를 쳐주었습니다.,
정말 저도 너무 기뻤습니다.

왠지 모르게 다카하시 나오코를 응원하고 싶더라고요. 혹시 우리나라의 오미자 선수가
각축을 벌였다면 모르겠습니다만 일본 선수와(그것도 제가 일본 살 때 좋아하던 선수가)
유럽선수가 경쟁을 하니까 일본 선수를 응원하게 되더라구요. 정말.

정말 기분 좋은 하루였습니다.
그러나 정작 우리가 기분 좋아야 할 날은 따로 있지요.
10월 1일 우리의 남아들이 승전보를 울려 주는 날,우리 배터지는 집에서 정말 배터지게
마시고 승리의 축배를 들어 보자고요.

9월 24일 월례마라톤 대회에서 처음으로 풀코스를 완주하신 분들 정말 축하드립니다.
그리하여 그대들은 정녕 풀코스 마라토너 대열에 드셨습니다,
풀코스마라톤 정말 아무나 하는것 절대 아닙니다.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즐거운 달리기/마라톤 생활 되시기 바랍니다.

저는 오는 10월 3일 통일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합니다.
생애 9번째 풀코스 마라톤 도전입니다,
격려해 주십시오. 제 나름대로의 가을의 전설을 꿈꾸고 있습니다.
(넷티즌 마라토너 모임에 갔다와서 차미슬에 취한 몽롱한 정신으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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