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세의 젊은 패기 - 42.195km 첫 완주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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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복용 작성일00-08-23 22:38 조회2,12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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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중구육상팀에 소속되어 있는 81세의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입니다.
금년 3월 5일 제3회 서울마라톤대회에서 풀코스를 처음으로 완주했습니다. 기록은 8시간 1분 18초. 최선을 다 했으나 한심한 기록입니다. 최고령 완주상을 탄 최종 완주자 였습니다.
서울마라톤에서 완주소감을 인터넷에 올렸으면 좋겠다고 해서 대회 때 너무 너무 고맙게 해 주신 보답으로 변변치 못한 부끄러운 글을 몇 자 올립니다.
저는 젊은 시절에는 위장병, 신경쇠약, 불면증에 시달려 몸이 몹시 쇠약했습니다. 장년이 되어 등산을 많이 다니기는 했으나, 무릎 관절과 허리가 불편해 고생했습니다. 20년 전부터 조금씩 달리기를 시작하여 평소 5km∼10km를 뛰게 되었고, 산악마라톤도 참가했습니다.
제3회 서울마라톤대회에서 하프를 뛸까 했으나 풀코스 완주자에게 비디오를 찍어준다기에 자신의 달리는 모습을 비디오로 보고 싶고 평생에 처음으로 풀코스 완주에 도전하는 마음으로 42.195km를 뛰기로 했습니다. 신청하기 전에 서울마라톤 코스를 혼자서 두 번 연습했으나, 두 번 다 8시간 30분대 였습니다. 이렇게 늦게 들어오는 사람을 위해 주최측에서 기다려 줄리가 없을 거라는 걱정스러움 때문에 서울마라톤 사무실에 찾아가 사실대로 이야기했더니 10시간이 넘어도 결승테잎을 들고 기다리며 골인장면을 비디오로 찍어 준다기에 안심했습니다.
드디어 3월 5일 대회날! 같은 팀인 중구육상팀 회원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내가 풀코스를 뛴다니까 모두들 의아한 눈초리로 보는 것 같아 혼자 속으로 '두고 봐! 기어코 완주를 해내고야 말터이니!' 하고 다짐을 했습니다.
출발 몇 분전에 박회장님이 찾아와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달려 연습한 기록으로 완주하시라고 격려를 해주어서 용기를 얻었습니다. 소년처럼 가슴도 벅차 올랐습니다. 출발신호와 함께 후미에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온 정신을 집중하여 달렸습니다.
10km 대회에 나가면 늘 저보다 앞서가던 7007번을 단 조규술씨(75세)를 앞질러 나갔습니다.
그러나 반환점을 돌고 23km 지점에서 추월 당한 후로는 못 따라갔습니다.
천호대교 아래를 지난 지점에서 무릎과 허리가 아파 서서 쉬는데 기권자 수송차량 기사가 아무리 생각해도 할아버지는 완주하기 어려우니 차에 타라고 권하기에 가는 데까지 가 보겠다고 했더니 차에 타고 있던 50대 초반 기권자가 감동했는지 할아버지와 함께 뛰겠다고 차에서 내려와 같이 뛰었습니다.
급수대에서 물과 바나나를 집어주는 등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달리면서 많은 생각들이 교차했습니다.
'무엇 때문에 정신나간 사람처럼 이 나이에 105리 길을 달려야 하는지! 아니야, 어떤 일이 있어도 꼭 완주해야지! 내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 정말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습니다.
옆으로 보이는 한강은 묵묵히 유유히 흘러갑니다.
'그래 인생은 마라톤이라고 했지! 80평생을 살아온 내 인생에 파란 많고 힘겨웠던 일들이 많았지. 그래도 지금껏 잘 견디어 살아오지 않았는가. 이 마라톤의 어려움도 이겨야 한다. 그리고 마음의 젊음을 위해 늙어 몸을 지탱하지 못해 남의 신세를 지는 비참한 모습이 안되기 위해 자기 관리에 충실해야지...'
한남대교를 지날 무렵 여성자전거봉사요원 4명이 내 양편에 붙어 '할아버지 화이팅!'을 외치며 응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영웅이나 된 것처럼 기분이 좋았고, 힘도 나는 것 같았습니다.
반포대교 부근에서 젊은 주자가 기권을 하려고 하자 같이 뛰던 남자가 여든이 넘은 할아버지가 완주하려고 하는데 젊은 친구가 기권이 무어냐며, 뛰자고 권해 끝까지 뛰었습니다.
동작대교를 바라보는 지점에서 다시 허리와 다리가 아파서 잠시 앉아 쉬었는데 도저히 일어설 수가 없자 자전거 봉사요원 두 사람이 일으켜 주었습니다.
다시 이를 악물고 뛰는 건지 걷는 건지 구분이 안되는 모양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머리 속에서 서울마라톤 회장님의 격려의 말, 팀 회원을 향해 속으로 다짐했던 말들이 스쳐갔습니다.
63빌딩을 바라보는 데 박회장님과 몇 분이 서울마라톤 깃발을 들고 나를 마중하기 위해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너무나 반갑고 고마워 기진맥진한 몸에서 젖먹던 힘까지 다 기우려 옆에서 외치는 구령에 맞춰 끝내 두 손을 높이 들고 결승테잎을 끊었습니다.
목에 걸어준 완주메달, 어깨에 덮어준 대형타올, 그리고 시상대에 올라 최종주자에게 주는 꽃다발과 최고령 완주상, 터지는 박수를 받으면서 내 생에 최고의 순간을 느끼며 눈시울이 뜨거워 졌습니다.
"자기와의 싸움과 승리의 감격... 그래 이것이 마라톤 인생이지..."
끝으로 코스에서 도움을 주신 여러분과 대회운영을 위해 많은 수고를 해 주신 서울마라톤 운영요원여러분께 거듭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완주의 감격 꼴찌의 영광을 오래 오래 기억하면서 남은 여생도 마라톤정신으로 밝게 살기로 다짐합니다.
2000/8/17
금년 3월 5일 제3회 서울마라톤대회에서 풀코스를 처음으로 완주했습니다. 기록은 8시간 1분 18초. 최선을 다 했으나 한심한 기록입니다. 최고령 완주상을 탄 최종 완주자 였습니다.
서울마라톤에서 완주소감을 인터넷에 올렸으면 좋겠다고 해서 대회 때 너무 너무 고맙게 해 주신 보답으로 변변치 못한 부끄러운 글을 몇 자 올립니다.
저는 젊은 시절에는 위장병, 신경쇠약, 불면증에 시달려 몸이 몹시 쇠약했습니다. 장년이 되어 등산을 많이 다니기는 했으나, 무릎 관절과 허리가 불편해 고생했습니다. 20년 전부터 조금씩 달리기를 시작하여 평소 5km∼10km를 뛰게 되었고, 산악마라톤도 참가했습니다.
제3회 서울마라톤대회에서 하프를 뛸까 했으나 풀코스 완주자에게 비디오를 찍어준다기에 자신의 달리는 모습을 비디오로 보고 싶고 평생에 처음으로 풀코스 완주에 도전하는 마음으로 42.195km를 뛰기로 했습니다. 신청하기 전에 서울마라톤 코스를 혼자서 두 번 연습했으나, 두 번 다 8시간 30분대 였습니다. 이렇게 늦게 들어오는 사람을 위해 주최측에서 기다려 줄리가 없을 거라는 걱정스러움 때문에 서울마라톤 사무실에 찾아가 사실대로 이야기했더니 10시간이 넘어도 결승테잎을 들고 기다리며 골인장면을 비디오로 찍어 준다기에 안심했습니다.
드디어 3월 5일 대회날! 같은 팀인 중구육상팀 회원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내가 풀코스를 뛴다니까 모두들 의아한 눈초리로 보는 것 같아 혼자 속으로 '두고 봐! 기어코 완주를 해내고야 말터이니!' 하고 다짐을 했습니다.
출발 몇 분전에 박회장님이 찾아와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달려 연습한 기록으로 완주하시라고 격려를 해주어서 용기를 얻었습니다. 소년처럼 가슴도 벅차 올랐습니다. 출발신호와 함께 후미에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온 정신을 집중하여 달렸습니다.
10km 대회에 나가면 늘 저보다 앞서가던 7007번을 단 조규술씨(75세)를 앞질러 나갔습니다.
그러나 반환점을 돌고 23km 지점에서 추월 당한 후로는 못 따라갔습니다.
천호대교 아래를 지난 지점에서 무릎과 허리가 아파 서서 쉬는데 기권자 수송차량 기사가 아무리 생각해도 할아버지는 완주하기 어려우니 차에 타라고 권하기에 가는 데까지 가 보겠다고 했더니 차에 타고 있던 50대 초반 기권자가 감동했는지 할아버지와 함께 뛰겠다고 차에서 내려와 같이 뛰었습니다.
급수대에서 물과 바나나를 집어주는 등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달리면서 많은 생각들이 교차했습니다.
'무엇 때문에 정신나간 사람처럼 이 나이에 105리 길을 달려야 하는지! 아니야, 어떤 일이 있어도 꼭 완주해야지! 내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 정말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습니다.
옆으로 보이는 한강은 묵묵히 유유히 흘러갑니다.
'그래 인생은 마라톤이라고 했지! 80평생을 살아온 내 인생에 파란 많고 힘겨웠던 일들이 많았지. 그래도 지금껏 잘 견디어 살아오지 않았는가. 이 마라톤의 어려움도 이겨야 한다. 그리고 마음의 젊음을 위해 늙어 몸을 지탱하지 못해 남의 신세를 지는 비참한 모습이 안되기 위해 자기 관리에 충실해야지...'
한남대교를 지날 무렵 여성자전거봉사요원 4명이 내 양편에 붙어 '할아버지 화이팅!'을 외치며 응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영웅이나 된 것처럼 기분이 좋았고, 힘도 나는 것 같았습니다.
반포대교 부근에서 젊은 주자가 기권을 하려고 하자 같이 뛰던 남자가 여든이 넘은 할아버지가 완주하려고 하는데 젊은 친구가 기권이 무어냐며, 뛰자고 권해 끝까지 뛰었습니다.
동작대교를 바라보는 지점에서 다시 허리와 다리가 아파서 잠시 앉아 쉬었는데 도저히 일어설 수가 없자 자전거 봉사요원 두 사람이 일으켜 주었습니다.
다시 이를 악물고 뛰는 건지 걷는 건지 구분이 안되는 모양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머리 속에서 서울마라톤 회장님의 격려의 말, 팀 회원을 향해 속으로 다짐했던 말들이 스쳐갔습니다.
63빌딩을 바라보는 데 박회장님과 몇 분이 서울마라톤 깃발을 들고 나를 마중하기 위해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너무나 반갑고 고마워 기진맥진한 몸에서 젖먹던 힘까지 다 기우려 옆에서 외치는 구령에 맞춰 끝내 두 손을 높이 들고 결승테잎을 끊었습니다.
목에 걸어준 완주메달, 어깨에 덮어준 대형타올, 그리고 시상대에 올라 최종주자에게 주는 꽃다발과 최고령 완주상, 터지는 박수를 받으면서 내 생에 최고의 순간을 느끼며 눈시울이 뜨거워 졌습니다.
"자기와의 싸움과 승리의 감격... 그래 이것이 마라톤 인생이지..."
끝으로 코스에서 도움을 주신 여러분과 대회운영을 위해 많은 수고를 해 주신 서울마라톤 운영요원여러분께 거듭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완주의 감격 꼴찌의 영광을 오래 오래 기억하면서 남은 여생도 마라톤정신으로 밝게 살기로 다짐합니다.
200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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