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행복한 달리기ㅡ눈길에서 정도령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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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창규 작성일21-01-09 16:57 조회74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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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그덕, 씨그덕.
초저녁부터 흩뿌리던 눈발이 심상치가 않았다.
연병장 한쪽으로 밀어부쳐놓은 눈 이랑이 방벽처럼 둘러처지는 걸 보고 취침에 들었는데,
주번사령의 기상소리가 아니래도 이미 귀는 열려 있었다.
두런두런 불침번의 끊어지는 보고소리.
콘셋막사의 지붕에서 들리는 뭔가 어긋나는 듯,
누군가 조심스레 밟고 지나가는 소리에 우리중대는 막사밖으로 집합했다.
대낮처럼 밝은 연병장엔 이미 발등을 덮는 눈이 쌓였고 콘셋지붕엔 뼘가웃은 됨직한 두께의 눈이 짖누르고 있었다.
그새벽의 눈 치우기는 지붕에서 쓸어내린 것과 연병장의 무더기 눈들을 60 트럭으로 퍼나르기로는 역부족.
인근 수송대의 지원까지 받았었다.
탄약부대의 보급로 확보가 우선이었기에 가능했다.
서울에 눈이 내려쌓였다.
서울에서도 강남쪽에 더 많이 내렸나보다.
찬바람이 휘몰아치는가 싶더니 성기던 눈발이 굵어지고 이내 푸슬푸슬한 함박눈으로.
우면산이 잿빛으로 흐려지더니 어느새 눈발속에 사라졌다.,
가게앞에 수북히 쌓인 눈을 몇번 쓸어내다가 포기했다.
그래 이제부턴 나랏일이다.
이틀지난 오늘 골목 언덕이 소란스러워 내다보니 작은포크레인이 얼어붙은 눈과 얼음을 긁어내고 있었다.
세금은 이런 데 쓰는 것이라고 시위하듯 엔진소리가 요란하다.
그렇지않아도 해 지고나면 적막한 요즘 사람들의 왕래조차 끊어지고 거리의 차량만이 라이트를 길게 쏘면서 엉금거린다.
방한운동복으로 단단히 여미고 집을 나서본다.
굳이 이런 날 달리러 나갈거냐는 말과는 달리 아내도 따라나서는 눈길의 달리기,아니 산책이다.
등산화 발목까지 빠진다.
건조한 눈가루가 발길에 차이는 대로 날린다.
떡가루다.
서울고 가는 언덕길엔 오르기를 포기한 승용차들이 게걸음으로 미끄러지고 길섶엔 주인이 포기한 차들이 눈속에 묻힌다.
다 묻혀라.
거짓의 얼굴을 감추고 양의 탈을 쓴 위선자들,
보리밭에 뿌린 인분거름처럼 역겨운 악취들,
온갖 지저분한 것 들.
힘들었던 작년의 감당할 수 없었던 무게들,
다 묻어버리고 다시는 드러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보이지않는 트랙을 걷다간 달린다.
늦은 밤, 앞서간 사람의 흔적이 없는 운동장을 달린다.
눈덮힌 그곳이 안 보인다고 길이 없는 게 아니다.
구름끼어 안보인다고 보름달이 어디가랴.
세상엔 숨어있는 인재가 많을텐데,
어디가서 정도령이라도 찾아봐야...
운동장엔 젊은이들의 환호성으로 왁자하다.
흰눈위에 불빛이 쌓이고 그위로 또 눈이 내린다.
미끄러운 길 달리기는 쉬어야겠다.
초저녁부터 흩뿌리던 눈발이 심상치가 않았다.
연병장 한쪽으로 밀어부쳐놓은 눈 이랑이 방벽처럼 둘러처지는 걸 보고 취침에 들었는데,
주번사령의 기상소리가 아니래도 이미 귀는 열려 있었다.
두런두런 불침번의 끊어지는 보고소리.
콘셋막사의 지붕에서 들리는 뭔가 어긋나는 듯,
누군가 조심스레 밟고 지나가는 소리에 우리중대는 막사밖으로 집합했다.
대낮처럼 밝은 연병장엔 이미 발등을 덮는 눈이 쌓였고 콘셋지붕엔 뼘가웃은 됨직한 두께의 눈이 짖누르고 있었다.
그새벽의 눈 치우기는 지붕에서 쓸어내린 것과 연병장의 무더기 눈들을 60 트럭으로 퍼나르기로는 역부족.
인근 수송대의 지원까지 받았었다.
탄약부대의 보급로 확보가 우선이었기에 가능했다.
서울에 눈이 내려쌓였다.
서울에서도 강남쪽에 더 많이 내렸나보다.
찬바람이 휘몰아치는가 싶더니 성기던 눈발이 굵어지고 이내 푸슬푸슬한 함박눈으로.
우면산이 잿빛으로 흐려지더니 어느새 눈발속에 사라졌다.,
가게앞에 수북히 쌓인 눈을 몇번 쓸어내다가 포기했다.
그래 이제부턴 나랏일이다.
이틀지난 오늘 골목 언덕이 소란스러워 내다보니 작은포크레인이 얼어붙은 눈과 얼음을 긁어내고 있었다.
세금은 이런 데 쓰는 것이라고 시위하듯 엔진소리가 요란하다.
그렇지않아도 해 지고나면 적막한 요즘 사람들의 왕래조차 끊어지고 거리의 차량만이 라이트를 길게 쏘면서 엉금거린다.
방한운동복으로 단단히 여미고 집을 나서본다.
굳이 이런 날 달리러 나갈거냐는 말과는 달리 아내도 따라나서는 눈길의 달리기,아니 산책이다.
등산화 발목까지 빠진다.
건조한 눈가루가 발길에 차이는 대로 날린다.
떡가루다.
서울고 가는 언덕길엔 오르기를 포기한 승용차들이 게걸음으로 미끄러지고 길섶엔 주인이 포기한 차들이 눈속에 묻힌다.
다 묻혀라.
거짓의 얼굴을 감추고 양의 탈을 쓴 위선자들,
보리밭에 뿌린 인분거름처럼 역겨운 악취들,
온갖 지저분한 것 들.
힘들었던 작년의 감당할 수 없었던 무게들,
다 묻어버리고 다시는 드러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보이지않는 트랙을 걷다간 달린다.
늦은 밤, 앞서간 사람의 흔적이 없는 운동장을 달린다.
눈덮힌 그곳이 안 보인다고 길이 없는 게 아니다.
구름끼어 안보인다고 보름달이 어디가랴.
세상엔 숨어있는 인재가 많을텐데,
어디가서 정도령이라도 찾아봐야...
운동장엔 젊은이들의 환호성으로 왁자하다.
흰눈위에 불빛이 쌓이고 그위로 또 눈이 내린다.
미끄러운 길 달리기는 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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