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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행복한 달리기ㅡ단물빠진 껌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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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창규 작성일20-12-11 01:17 조회908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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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뭐여! 개갈안나게.
이게 사진이라구 찍은 겨?
하~~

만만한게 홍어 거시기라구,
한동네서 같은 물 먹으며 자란 마누라한테는 거침없이 고향 토속어가 튀어나온다.

"빨리 오는거 같길래 좀 미리 눌렀더니 이렇게 나왔네."
그리구, 가까이 찍혀서 뭐 좋을 거 없다구.
늘어지고 쭈굴어진 모습은 보는이에게 민폐야."

멀리찍혀 흐릿한 사진을 보여주면서 아내의 변명이다.

요즘 정식 대회가 없다보니 아쉬운 게 여러가지다.
제대로 된 달리기사진이 없는 것도 그중 하나.
그래 핸펀가방을 본부에 맡기며 좋은 사진을 부탁했더니...

나만 부풀어서 오늘 몸이 좋으네, 감이 좋으네 그래봤자다.
키로당 4분이다, 하프를 시간반에 들어왔다
열번 백번 외우면 뭐하냐.
그거 알아주는 사람이 몇이나 된다구.
아내마져도,
"암만 그래봤자 부러진 칼자루에 옻칠하기야"

저녀석 저거 낫 살이나 먹은 넘이
허구헌 날 산비탈이며 강변이나 헤메고 뛰 다니다가 저거 탈 나지.
가끔 난 이러구 산다 하고 사진을 올리면 친구들이 혀를 끌끌 차면서 걱정이다.

도요새가 얼마나 높이 나는 지.
얼마나 멀리 나는지.
늬이들은 모른다.
안다고 그래봐야 단편적이고 막연할거다.

내가 살면서 아내에게 잘 한게 있다면 그건 달리기의 길로 이끌었다는 거,

40줄 어느날부터 엉치가 심란하네 다리가 저리네.
주물러라 두드려라.

마침 난 마라톤이란 거창한 취미에 공들이는중이라 매일 매일의 달리기가 즐거운 고단함이었다.
그야말로 저녁먹고 머리기대면 바로 코를 불어대는 통에 마누라는 종주먹질도 여러번 했으리라.
그러니 다리 몆번 주무르다 스르르 잠들기도 했겠지.
허다한 병원출입에도 잘 낫지않고 꼬리뼈에 주사도 여러번 맞았을거다.

따라와서 걷기라도 해보시지?
우연찮게 시작된 달리기가 이렇게 효과를 볼줄이야.

긴 병에 효자 없다는데 아무리 곰삭은 사랑 일지라도 애고지고 앓는 소리가 사랑가일 수 없잖나.

중랑천 다리건너 성수교 교각까지 15키로를 식은 죽 먹듯 달리고.
새벽에 달린 날에도 잡다한 집안일을 거뜬히 해치우는 그녀.
대단하다.

단백질을 찾고 아이싱을 하고 소파에 다리를얹고 드러누운 내 옆구리에 청소기를 들이미는 그녀에게.

아니 서방이 고단해서 잠시 몸을 좀 뉘었으면 꿀물이라도 건네면서 위로 할 일이지 이게무슨 배 먹지못한...

그래라 아무렴 어떤가.
제발 아프지 마시라.
나도 내몸하나 건사하기 바쁘니까.

다음 반달에선 골인점에서의 멋진 사진을 기다리며
난 잠깐의 낮잠이 달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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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장상오님의 댓글

장상오 작성일

형님!
금년 제대로 된 정식대회 마이크 소리를 듣지 못하더니
마님의 들이대는 청소기 소리마저도 정겹게 들리나봅니다.

한국의 중년 아자씨들 집에서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는데
그래도 형수님이 카메라 셔터도 눌러주고
구시렁구시렁 장단도 맞춰주니 얼마나 행복하실까요???
 
요즘 허벅지가 잔뜩 화나서 몸이 근질거리겠지만
코로나가 착해질때까지 형수님 다리 열심히 주물러(?) 주면서
후일을 기약해 보는 것이 어떨지...

쭈글어진 모습을 흐물흐물 처리하는 센스가
그래도 아직 형수님이 형님한테 애정은 있나봅니다....

반달의 떼거리 출발모습이 많이 그리운 연말입니다!!!

이창규님의 댓글

이창규 작성일

요즘은 정말 매일매일이  주저앉아 뭉개는 나날입니다.
일어나야지 용을쓰며 다잡아보지만 날씨마저 심난하게 춥네요.
이내저래 눈치밥만 축냅니다.
상오형 묘수 좀 짜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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