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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나의 행복한 달리기 ㅡ호랑이에게 쫒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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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창규 작성일20-11-16 20:28 조회2,400회 댓글8건

본문

달리다보면 느낌이 올 때가 있다. 
우리가 머리카락 한올이 피부에 닿으면 그 미세한 차이를 알 수 있듯. 
어제의 바람과 오늘의 바람이 다르듯 늘 달리는 한강의 주로에서 보이는 
모든 것들엔 매일 매일 다른 뭔가가 느껴진다. 

 오늘 잠수교주차장에서 반달본부까지의 워밍업코스를 엉덩이차기로 달리며 그런 감이왔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본부엔 다들 출발했는지 파장의 장터마냥 휑하다. 
 장코치의 준비운동구령소리가 그립다. 

다리찢기 몆번으로 스트레칭을 대신하고 미명속에 둘러보니 앞서걷는 강원식님이 보인다. 
오늘의 동반주자다. 
초들초들한 베이퍼플라이의 반발력이 몸을 띄운다. 
반뼘정도 보폭을 넓혀본다. 
바람없는 강변길을 달린다. 
내가 만드는 바람이 상쾌하다. 

옥수역을 지났나? 동반주의 호흡소리가 다르다. 흘낏보니 대용님이다. 
첫 턴지점을 돌때 마주봤는데 따라붙었구나. 
무섭게 달려왔구나. 삼 사백미터는 늦게 출발한 듯 한데. 
작년이후 달릴 때마다 쫒아오는 속도가 다르다. 
처음엔 옥수역에서 처지고 올초엔 뚝섬까지 따라오더니 지난달엔 돌아오는 옥수역까지. 
오늘은 이렇게 반환점에서 추월하고 저만치 멀어진다. 
강원식페메가 더운 김을 토하며 허리를 꺽었다. 
이제부터가 본게임이다. 

날은 이미 밝아 저 앞 큰키의 대용님모습이 환하게 보인다. 
4분20초. 
좋다. 
이대로 밀고간다. 발 맞출 동반자가 있다면 한결  수월 할 텐데. 
호흡은 안정적이고 다리는 여전히가볍다. 
4분17초. 
가까워졌다. 
중랑천 다리에서 잡겠구나. 
경쟁자를 앞세우고 따라잡는 기분. 
그의 거친 호흡을 느낄때,그의 발자욱소리에서 피곤의 모습이 보일때. 
그렇다. 새끼사슴을 잡아놓고 짐짓 딴청을 피다가 달아나면 잡아채는 표범의 여유. 
4분11초. 
커브를 돌면서 꼬리를 잡았다.
다리를 건너며 살짝 앞서니 그도 힘을 낸다. 얼마간의 발맞춤. 
그러나 이미 탄력받은 추월자에겐 역부족. 
급수도 마다하고 내빼는 그를 느긋하게 바라보며 
천천히 콜라  한잔을 비우고 시동을 건다. 

오늘 이렇게 좋은 몸이 얼마나 갈까. 
일년 남짓에 이렇게 따라붙는 대용님의  일취월장이 부럽다. 
잠수교 못미쳐 다시 앞서며, 올겨울을 잘 넘겨도 내년 봄엔 어렵겠지. 
아니지, 
좀 더 힘을 내면 다음 가을까진 버틸지도. 
뱀 그리다보니 어찌어찌 비슷한 용도 그렸지만,

 아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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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장상오님의 댓글

장상오 작성일

적토마에 올라탄 관운장의 청룡언월도가
번쩍 섬광을 그릴때 추풍낙엽처럼 적장의 목숨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베이퍼플라이에 올라탄 창규형의 탄탄한 허벅지가 요동을 칠때면
옆에서 동반주하던 런너는 후반에 거친 숨소리만 내쉬고 퍼져버리죠...

그날도 뚝섬까지 함께 동반주했던
원식형은 뚝섬급수대에서 만세를 불렀죠....

이제 0130팀으로 승격하시죠...
애꿎은 0135팀이나 0140팀 순진한 멤버들
만세 부르는 모습 그만 즐기시고.....

그러다 일취월장하는 대용형한테
똑같이 당할수 있습니다....

만추의 한강변에 산책나온 시민이 줄어들어
그나마 달리기하는데 눈치를 덜 보나했더니
확진자가 200명대로 늘면서 고민도 함께 늘어납니다...ㅠㅠ

이창규님의 댓글

이창규 댓글의 댓글 작성일

ㅎㅎ상오형,불감청 고소원.
우리팀원들이 더 많아지고 그뒤를 헐떡이며 따라가는  그날을 고대합니다.
어서 좋은 날이 왔으면...

박덕수님의 댓글

박덕수 작성일

"0130팀으로 승격"
마음 단디하시고 올라오셔야 합니다.
동네 마실가듯 풀코스 거리를 훈련삼아 뛰기를 연풀.
여기에 부상은 덤으로 생각하셔야 합니다.
0130팀으로 올라오시면 대환영입니다.^-^

이창규님의 댓글

이창규 댓글의 댓글 작성일

ㅋ 덕수형 이렇게 구름위로 초대하시니 그저 감읍 입니다.
근데, 어째 묘오 하네요.
괜히 업혔다가 곤장 맞으러 갈 거 같은데요?

김대용님의 댓글

김대용 작성일

선배님의 넘치는 스피드와뒷심이 부러울뿐입니다
더욱노력하여 한강주로에서 또 뵙지요.

이창규님의 댓글

이창규 댓글의 댓글 작성일

점점 멋있어지는 대용님,빠른 달리기에 적응되는 멋진 모습이 보기에 좋습니다.

박재형님의 댓글

박재형 작성일

선배님 어서오십시오~~
적장의 머리를 주머니에서 꺼내듯이, 여유롭게 서브-3 하시는 모습 기대됩니다~~ ^^

이창규님의 댓글

이창규 댓글의 댓글 작성일

재형님 보시기에 그랬다면 저는 성공입니다.그러나 물위에 고요한 백조의 발 놀림은 바쁘다는 것.
주머니에 손 넣었다 빼기는 여반장이지만 그 손에 묻은 핏자욱도 보셔야지요.
그저 달려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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