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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마라톤ㅡ벗을 찾아가는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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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창규 작성일21-03-26 00:07 조회1,159회 댓글4건

본문

이왕 달리는 거,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나름 오래 달렸다.
첫 풀
춘마에서의 실패후에 얼마나 절치부심했었나.

되는대로 달리던 초반의 2년은 그야말로 장님 파밭매듯,아프면 아픈대로 병가에 상사인양 그런 건 달림이의 훈장처럼 생각했다.
그저 짬나면 달렸다.
때도 장소도 불문이다.
아침에 눈뜨면 우면산을 오르고 밤늦게, 아니 자정이가까운시각에 힌강을 달렸다.
그렇게 완주의 기쁨을 알고 반달을 기웃거리고
앞사람이 달리는 자세를 눈여겨 보게되고
여기까지 왔다.
정직한 운동이 마라톤이라고 귀에 못이 박이게 들었다.
큰일이면 작은일 두번치루고,
접시밥도 담을 탓이라지만,
능력치를 넘어서는 과욕은 탈을 부른다는 걸 알게됐다.

"벗이 있어 멀리서 찾아오니 즐겁지아니한가."

활 당긴김에 콧물 닦더라고
이왕 홀로달리는 장거리 기회에 친구나 만나보자.
두달에 한번꼴로 모여서 얼굴보던 친구를 못본 지가 일년이 넘었다.
멀지 않은 곳, 생각만 간절했던 친구의 사업장으로 출발한다.
잠실 탄천입구에 들어서니 벌써 12킬로다.
강물은 이미 봄기운에 부풀어오르고 낭창낭창 늘어진 버들은 녹색의 잎으로 그늘을 드리웠다.
오른편으로 기우는 한낮의 햇빚을 받아 강물이 번들거린다.
발걸음이 가볍다.
5분 언더로 가자.이렇게 좋은 날씨에 헐떡이며 달릴 이유를 못찾겠다.
벚꽃의 봉우리가 먼저 터트린 꽃잎을 시샘하듯
잔뜩 부어터져있구나.

강 저쪽으로 커다란 회색의 군용기들이 연이어 내린다.
굉음에 잔물결이 일고 갈대들이 묵은 꽃잎을 털어낸다.
천변이 이렇게 넓구나.
시원한 탄천의 둔치를 달리며 점점 가까워지는 친구의 모습에 마음이 급해진다.
26킬로.
뚝방으로 올라섰다.
업드리면 코닿을 곳에 친구가 있다.
얼굴만보고 물한잔 얻어먹고 돌아서야지.
잠실까지 되돌아가면 42킬로 완주다.
마음을 다잡고 고개를 드니 놀란 얼굴의 녀석이 팔을 벌리며 활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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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박재형님의 댓글

박재형 작성일

와오 ~ 공자님 말씀까지 나왔습니다 ~~?
선배님의 멋진 글을 읽으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

이창규님의 댓글

이창규 댓글의 댓글 작성일

반달의 희망 재형님,
여유있게 휴식을 취했으니 봄도 됐겠다,
시동 걸어야죠?

박덕수님의 댓글

박덕수 작성일

언제 읽어도 어휘가 귀에 속 들어 오네요. 재미도 있구요.
선배님? 앞으로 우리하고 함께 훈련해요.
저도 이제는 패전병이 되어 하수입니다.^-^

이창규님의 댓글

이창규 댓글의 댓글 작성일

하수가 됐으니 같이 놀자구?
거 말씀이 거시기허네~~
원래  하수랑은 깊이 어울리는게 아닌디요?
수 줄어든다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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