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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마라톤

베토벤 교향곡 #3(후쿠오카 마라톤 참가 후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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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호 작성일06-12-07 22:33 조회2,0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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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과 오버페이스
드디어 출발시간이 다가오고 모두 함께 모여서 출발지로 향한다. 출발지 근처의 매트를 통과하게 하여 선수의 참가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이 인상적이다. 반면 출발점에는 매트가 설치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출발 아치 같은 것도 없고 공원 조깅로 바닥에 백색테이프를 붙이는 것으로 끝이다. ㅡ.ㅡ;;;

나는 A그룹 선수들(2시간 27분 이내)이 출발하는 평화대공원 운동장에 가서 분위기를 파악해보고 돌아와 일행들과 어울려 출발준비를 한다. 웜업도 하고 스트레칭도 하고…그런데 국내대회에서처럼 긴장이 되지 않는다. 왜 그렇지???
비가 조금 흩뿌리는가 싶더니 멈추고 바람은 좀 더 거세지는 것 같다. 하일레가 최고기록을 작성하기에는 무리일 것으로 보여진다. 너나 걱정해라 이노마!!! ^^*

물품 보관소에 옷을 맡겨두고 출발선으로 가니 500여명의 참가자를 기록에 따라 A, B 그룹으로 나눈 것도 모자라서 B 그룹 내에서도 50명 단위로 잘라서 번호 순으로 일일이 세워두고 확인을 한다. 건-타임 측정이기에 뒤에서 출발하면 조금은 손해겠지만 할 수 없지~~

최근 2년내 2시간 45분 이내의 기록을 가진, 해당 지역 육상연맹의 추천을 받은 사람들로만 대회를 치를 수 있고 참가자의 97%가 일본인이라는 사실은 일본의 마라톤 인구와 기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일 것이다.

대회 진행자는 출발 30초 전부터 마이크로 알려주더니 정확히 12시 10분에 출발을 한다. 역시 잘 달리는 사람들만 모였기에 모두들 쏜살같이 달려 나간다. 처음엔 천천히를 마음에 새겼지만 조금만 천천히 달리면 수십명이서 앞서 지나가거나 뒷주자의 발에 채이기 일쑤다.

그렇게 2km 조깅로의 공원 한 바퀴를 돌았는데 6분 50여초다. 이렇게 가면 오늘 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였지만 나도 어찌할 수가 없다. 어차피 넘어야 할 산이라면 갈데까지 가봐야 할 것 같다……^^*
도전하지 않고서 스스로 만족하고 포기하는 것보다 어리석은 일은 없지 않는가?

공원을 돌아나가는데 이지원씨가 B 그룹의 선두권에서 달리고 있다. 오늘은 이지원씨 따라가야 하는데…공원을 빠져나가니 운동장에서 출발한 선수들과 합류되어 지금부터는 같은 코스를 달린다. 연도에는 일장기가 줄지어 매달려있고 후쿠오카 시민들이 모두 나온 듯 끊임없이 이어지는 시민들의 응원행렬이 부럽기만 하다.

5km 통과시간이 17분 33초다. 목표기록보다 빠르긴 하지만 너무 줄이지 말고 조금씩 줄여나가기로 생각하는데 워낙 빠른 사람들이 많아서 쉬이 속도조절이 되지 않는다.
내 생전 마라톤 초반기록이 이렇게 빨라보기도 처음이다. 하지만 미리부터 기 죽을 일은 없으며 일본에 왔으니 멋지게 한 번 달려보리라 다짐하고 정신무장을 새로이 하고 차가운 아스팔트길을 박차며 나아간다.

당초의 기준 하프관문시간이 1시간 15분 이내였기에 그 기준에 맞추어 달려보리라!

10km : 17분 40초 (35분 14초)
아직은 초반이라서인지 무리가 추월해가기도 하고 무리를 추월하기도 하면서 경쟁적으로 달린다. 사실 오늘 우리 한국의 달림이들은 일당백의 마음으로 후쿠오카 시내를 달리고 있을 것이다. 지금 나에 앞서 B 그룹의 선두에서 질주하고 있을 김형락님과 이지원님을 비롯하여 바로 앞의 한석주님, 강주원님 그리고 바로 뒤에서 따라오는 이범일님과 출발 이후 보지 못한 신임주님, 유진홍님, 김홍주님, 그리고 막내 사희무님까지 누구 하나 이런 비장한 마음을 가지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늘 높이 피뢰침을 치켜들고서 그 위용을 자랑하며 어제부터 나의 관심을 끌었던 후쿠오카 타워(나중에 지하철 광고에서 이름을 알게 되었음)와 야후돔(과거의 후쿠오카돔)을 우측으로 두고 시내를 벗어나 약간은 외곽지역인 후쿠오카 하이웨이 아래 10km 지점 관문이 있다. 아직은 여유있게 통과한다. 나는 오늘 분명 일을 낼 것이다. ㅎㅎ

15km : 17분 43초 (52분 57초)
아직도 너무 빨리 달리고 있음을 알지만 10km를 넘게 달렸으니 이제 그냥 밀어붙이는 수 밖에 달리 방도가 없다. 10~12km 까지의 구간기록은 6분 53초나 나온다. 도대체 페이스를 일정하게 맞출수가 없다. 너무 흥분된 상태에서 달린 것일까? 조금 줄이면 또 너무 늘어진다.

이렇게 페이스를 맞추지 못하고 속도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레이스를 즐기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기 위해 길가에 늘어선 어린 학생들의 손을 일일이 맞부딪혀주며 달린다. 역시 일본 애들도 우리나라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좋아라 한다.
캉꼬꾸 화이또를 외치는 사람들을 향해서는 간단한 손인사를 건네기도 하면서 스스로의 안정을 찾기위해 노력하며 달린다.

20km : 17분 46초 (1시간 10분 43초)
15km 지점을 통과하고 코스 중 가장 힘든 구간의 하나라고 하는 16km 지점의 고가도로를넘는다. 어제 차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그래도 언덕은 언덕이다. 하지만 힘차게 언덕을 올라서니 시원한 내리막이 맞아준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이지!

아직도 길가엔 응원하는 시민들로 가득하다. 지방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응원하는 시민들이 참 많기도 하거니와 누구하나 짜증내는 사람 한 명 보지 못 한 것 같다. 물론 어딘가에 분명 그런 사람도 있기는 했겠지만…적어도 나의 눈엔 띄지 않았다.
정말 부러운 모습이고 또 이러한 환경이 뒷받침되니 그들의 기량 또한 그만큼 앞서 나가는 것으로 보여진다.

지금까지 달려 온 모든 구간에서 나의 마라톤 구간 신기록을 달성하며 달리고 있다.
어느 지점에서부턴가 한석주님과 강주원님을 추월하여 한국인 참가자 중 세번째 주자로 나섰다. 그래~ 이렇게 가는 거야! 쭈우욱~~~^^*
일본인 들 앞에서 한국인의 기상을 드높여 보임은 물론 개인 최고기록도 노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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