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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마라톤

베토벤 교향곡 #3 (후쿠오카 마라톤 참가후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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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호 작성일06-12-08 08:43 조회2,1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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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그가 온다고?
게브르 셀라시에가 온다구?
아니? 그 친구 지난 가을에 베를린 마라톤 우승했었잖아!!!
그런데 또 뛴다 이거지?
그러니까 우리 한국 마스터스 참가자들을 위한 하나의 배려인가? 흠…흠…^^*

(서울 마라톤 측에서 후쿠오카 마라톤 사무국에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를 초대하라고 압력을 행사하여 지금 일본 경시청에서 수사에 착수했다는 믿지 못할 정보가…)

하일레 게브르 셀라시에! (이름을 클릭하면 보실 수 있습니다)
그가 누구인가?
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의 뒤를 이은 가난한 나라 이디오피아의 영웅으로 에디오피아 육상 중장거리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친구 아니던가 말이다.
이디오피아의 국민적 영웅이기에 앞서 나의 영웅인데…
그가 온다면 영웅을 만나러 가야지! 반드시 사인을 받아 올거야!

도착과 코스답사
춘천마라톤에서 생각지 못한 2위 입상을 하고 다시 중앙일보마라톤 참가를 심각하게 고민하다 후쿠오카 대회 컷오프 기준을 적용하여 달려보고자 참가하여 어느정도 자신감을 갖긴 했는데, 2주전의 서울울트라 대회는 너무 무리가 아닐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참가를 강행하여 웃지못할 해프닝속에 원하던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후쿠오카 대회를 맞는다.

상공에서 내려다 본 후쿠오카는 잘 정돈되어 있었으며 고층건물보다는 작은 규모의 주택들이 빼곡히 들어선 크지 않은 지방도시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공항 역시 크지 않은 규모의 소박한 모습으로 다가왔지만 한글 안내문이 곳곳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역시 한국인의 발길이 잦은 곳임을 알 수 있었다.

후쿠오카에 도착하여 사무국을 꾸며놓은 니시테츠그랜드 호텔에 들러 짐을 맡겨 놓은 후 코스답사용 버스에 올라 코스답사를 시작한다. 60번째 맞는 국제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출발점은 초라하다 싶을 정도로 간소하고 조용하다.

코스답사 안내를 맡은 사람의 구간구간마다의 일본인 특유의 친절한 안내는 이렇게까지 할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세세하고 친절하다.
깨끗한 시내를 지나 시 외곽의 커다란 상가건물(YAMADA(?))앞 대로에서 턴하여 다시 돌아오는 코스는 대체로 평이하지만 바닷가에 위치한 지리적 여건 상 바람이 거센 것이 걱정된다.

마라톤 완주시간 못지않은 긴 시간동안의 주로답사를 마치고 호텔에 돌아오니 건물 외벽에 태극기가 다른 나라 국기들과 함께 펄럭이고 있다.
대회 참가국들의 국기를 게양한 것으로 보여지는데 마스터스들만 10며이서 참가한 우리나라의 태극기가 걸려있는 것을 보니 뿌듯하기도 하고 그에따른 책임감도 느껴지게 된다.
2층에서 배번호와 기념품을 지급받고 후쿠오카에서 2박 3일간 묵을 숙소로 향한다.

영웅과의 만남
숙소에서 박영석 명예회장님의 몇 가지 안내를 받고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사무국에서 마련한 연회장으로 향한다. 하지만 모두들 피곤했는지 참가 선수들은 아무도 가지않고 숙소에서 제공하는 저녁으로 해결하고 나홀로 스탭진과 함께 호텔로 갔다.

아직도 사무국에서는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고 그랜드볼룸에서는 연회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조금 피곤하긴 하더라도 연회에 참가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가지 특별한 음식들을 맛보고 6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회의 각 순간마다의 하일라이트를 방송해 주는데 역시 1996년 우승 당시 우리의 이봉주 선수가 가장 자랑스러웠다.
고 정봉수 감독님의 모습도 잠시 보이고…

프랭크 쇼터가 1971년부터 1974년까지 4연패를 했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고 내가 좋아하는 마라토너 중 한 사람인 후지타 아츠시 (2000년 대회 최고기록 우승, 이번대회 8위)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연회장을 둘러보다 초청선수 방을 슬쩍 살펴보고 인터뷰장소에 가 봤으나 아무도 없어 다시 초청선수들만의 연회장 앞에서 서성이다 칸막이 위로 카메라를 들이대서 사진을 찍어 봤는데 나의 영웅은 보이질 않는다.

할 수 없이 무작정 들어가서 영웅의 위치를 살피고 사인을 받으려는 순간 제지를 당하고 그저 밖에서 서성이는데 잠시 후 그가 나타난다. 재빨리 책자를 꺼내 사인을 받고 사진촬영도 하고…역시 순박하고 천진한 웃음으로 대해준다.

이제 내가 후쿠오카에 온 이유 중 하나는 해결이 되었다. 나머지는 내일 주로에서 내가 최선을 다해 달리면 되는 것이다.
머릿속으로 내일의 결전을 그리며 8칸 다다미 방에서 잠을 청한다.

출발준비
드디어 대횟날 아침이 밝았다. 잠시 잠자리에서 뒤척이다 바람도 쐬고 날씨도 확인하고 출발장소도 익혀둘 겸 하여 조깅복으로 갈아입고 동료들과 함께 오호리 공원을 천천히 조깅하며 둘러본다. 공원이 출발지이기에 곳곳에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고, 역시 육상 강국답게 조깅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청소년들의 단체 조깅이 많이 눈에 띄었다. 질주를 하는 아이들도 있고…
부러운 것은 산책로, 조깅로, 자전거로가 별도로 표기되어 있고 주로가 상당히 넓어 넉넉한 여유로움으로 자신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공원과 또 다른 차이는 위협적으로 들이대는 인라이너나 킥보드가 없어서 안전사고의 위험이 적어 보였다.

날은 그리 춥지 않은 것 같고 어제보다는 바람이 덜 부는 듯 했지만 바닷가이기에 바람의 영향이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조깅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 아침을 해결하고 넉넉한 여유로움으로 출발시간을 기다린다. 좀 일찍 출발하면 대회를 마치고 좀 더 한가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텐데…출발시간을 앞두고 무얼 한다는 것이 사실 어려웠기에 그저 숙소에서 기다리는 수 밖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

숙소에서는 난리가 났다. 이것저것 먹고 마시고 덕지덕지 붙이고 바르고…^^*
모두들 최선을 다하겠다는 나름대로의 준비과정일 것이다. 하긴, 멀리 이국땅에까지 와서 달리는데 일반적인 대회도 아니고 어찌되었든 추천을 받아 참가한 대회이니만큼 최선을 다해서 달려야지 그저 그렇게 여유를 부리며 달릴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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